[청년기자의 눈] 퇴보하는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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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의 눈] 퇴보하는 진보
  • 박성준
  • 승인 2020.01.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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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칼럼니스트
▲박성준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박성준 칼럼니스트] ‘진보’, 어원적으로는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의 말이다. 사전적 정의는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짐’이라는 의미도 있고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함’이라는 뜻으로 통하기도 한다.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의미도 비슷하게 쓰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진보’를 추구하는 세력이 역설적이게도 사회를 퇴보시키고 있다. 이들 때문에 경제가 나빠진 것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이뤄낸 민주주의마저 퇴행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을 배제한 선거법이 지난해 12월 개정됐다. 국회 본회의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강력히 반대했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강제로 통과시킨 것이다. 이어 독재국가에서나 있을법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같은 기괴한 법안도 통과시켰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두고 ‘헌법에 어긋’나고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며 비판하지만, 얼굴에 철판을 깐 듯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문희상 국회의장 스스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셈이다.

진보 정당이라고 불리는 더불어민주당과 그 지지세력은 한 발 더 나간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평소 공수처법에 공개적으로 반대해 온 데 이어,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 설치법에 기권표를 던졌다. 그러자 이른바 ‘문빠(문재인 정부 열렬 지지자)’들은 곧바로 의원실에 항의 전화를 쏟아냈다. SNS에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비난 댓글이 달렸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같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반응이다. 민주당의 어떤 의원은 “나도 공수처법에 찬성하지 않지만 당이 정했으면 따라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당 수석대변인은 “유감”이라며 “지도부에서 검토하겠다”고까지 했다. 소신 발언을 포용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러나 진보 정당은 당 안에서조차 민주주의를 허용하지 않는다.

경제는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다. 진보 진영에서 좋아하는 ‘소득주도성장’을 보자. 성장을 통해 소득이 늘어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뭔가에 홀린 듯 소득을 통해 성장을 이루겠다며 이념으로 정책을 밀어붙였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고 근로시간을 강제로 줄였다. 그 결과 자영업자 폐업률이 90%에 달하고 일자리는 최저임금 상승속도만큼 가파르게 줄었다. 노동자들은 일할 자유를 잃고 기업가들은 경영 의욕을 잃었다. 분배를 통해 성장하겠다더니 오히려 분배지표가 더 악화됐다. 나라가 얼마나 퇴보할지 걱정이다.

4차 산업혁명은 누가 더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지가 관건이다. 이런 흐름에도 진보세력들은 온갖 혁신 사업의 발목을 잡아 넘어뜨렸다.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등이 끝까지 반발해 여야가 합의한 ‘데이터 3법’이 아직 통과가 안 되고 있다. 이들은 “무분별한 규제 완화는 안 된다”는 논리로 원격 의료와 공유경제도 반대하고 규제 샌드박스까지 반대한다. ‘진보라 쓰고 퇴보라 읽는다’는 말이 유행처럼 퍼지는 이유다.

이런 마당에 이들을 더 이상 진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앞으로 나아가며 변화와 발전을 원한다면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 흐름을 무시하고 자폐적 이념에 집착해서는 진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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