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눈] 비례정당의 탄생,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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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눈] 비례정당의 탄생,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
  • 안지승
  • 승인 2020.02.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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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승 기자
▲안지승 기자

[한국청년신문=안지승 기자] 지난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자유한국당의 비례용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등록 신청을 수리했다. 자유한국당은 처음 '비례한국당'의 사용이 불발된 이후 당명을 미래한국당으로 바꿔 다시 등록 신청했고, '미래한국당'은 허용됐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선거법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라며 비판했고, 자유한국당에서는 선거법을 통과시킨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선거법의 약점을 파고들어 정당을 쪼개 비례용 자매정당이라는 기괴한 정당을 탄생시켰다. 국민을 위한 공약 하나 없는 정당의 탄생 속에서 한국 정치의 수준이 꾸준히 성숙하고 있다는 말이 무색해졌다. 

비례용 자매정당은 비례대표제를 시행 중인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정치적 후진국에서나 사례를 찾을 수 있다. 

헌법 제8조 제1항이 정당의 설립의 자유와 복수정당제를 보장하는 이유는 다양한 정치적 의사 표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공약도 정치적 의사도 색깔도 없는 '미래한국당'은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미래한국당'의 정당 설립을 허용하였지만, 비례용 자매정당의 창당이 우리 헌법과 선거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국민을 위한 목소리 하나 없이 자유한국당만을 위한 '미래한국당'에도 정당 운영에 필요한 국민의 세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괴 정당의 출현의 모든 책임을 자유한국당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여당 역시 민주주의의 후퇴를 가져온 이 문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선거의 비례성을 강화해 사표를 방지하고, 거대 정당의 기득권을 어느 정도 내려놓는 등 선거법 개정에 대한 명분은 분명했다.

하지만 제1야당의 강렬한 반대 속에서도 4+1 협의체를 구성하며 독선적으로 선거법을 통과시켰다. 제1야당을 제외한 채 선거법을 개정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선거의 비례성을 강화하고 군소정당의 의회 진출을 돕기 위해 선거법을 개정했다는 명분에 가려진 한국당 패싱이라는 실리를 추구했다고 보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진정 선거의 비례성과 정치의 발전을 위해 선거법을 개정하려고 했다면 지나치게 복잡하고 수정된 지금과 같은 선거법은 통과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총선에 맞춰 통과시키려다 선거법은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통과되었다.

국민의 지지와 야당심판론에 힘입어 여당이 무리한 수를 놨고 야당에서도 비례용 자매정당이라는 기괴한 수로 맞받아쳤다. 선거법 개정부터 시작된 강 대 강 싸움의 목적은 결국, 여당과 야당 모두 희생 없는 밥그릇 지키기였을 뿐이다.

20대 국회 내내 수준 미달의 수 싸움이 오갔다. 20대 임기의 마지막 수준 미달의 싸움의 정점으로 비례용 자매정당이 탄생했다. 

최악의 20대 국회와 함께 한국 정치의 묘수는 실종됐고, 부끄러운 꼼수만이 판친다. 여당과 야당의 꼼수 속에서 탄생한 '미래한국당'은 대한민국 정치 역사의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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