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자의 눈] 미다스의 손을 두고, 법적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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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의 눈] 미다스의 손을 두고, 법적 공방
  • 임동범
  • 승인 2020.06.2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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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억으로 25년만에 시가총액 524조를 좌우하는 지위에 등극한 신화,
대한민국 '존경할만한 부자 2위'
▲임동범 청년기자
▲임동범 청년기자

[한국청년신문=임동범 청년기자] 지난 5월 6일 오후 3시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 기업가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가 있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문은 전국에 생방송으로 보도되었다. 많은 언론들은 주변 참모들도 만류하던 결단을 내놓았으며 '삼성의 미래개혁의지'라고 했고, 일부의 부정적 견해에 대해서 여당 정치인의 말을 빌려, 눈속임이 아니라고 평가하며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찬사로 끝을 맺었다. 사과문에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건으로 승계문제와 관련해 많은 질책을 받았다’고 반성하는 문구가 들어온다.

그동안 했던 잘못을 뉘우치고 앞으로는 범법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인데 왜 일부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까? 

투자의 귀재로서 남다른 능력을 가진, 대한민국을 이끄는 성공한 기업가라 언론에서도 회자되며 존경할만한 부자 2위(2020년 만20세이상 1,000명 대상, 머니투데이 의뢰조사)까지 오른 인물인데 말이다. 그들이 어떤 이유때문에 사과문 발표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지 의문이 생겼다.

궤적을 좇아보면 이 부회장은 95년부터 타고난 수완으로 신화를 이룩해 왔다.

※ 주식 : 17C 네덜란드에서 아시아로의 해상무역을 위해 공동투자자들을 모아(공동출자) 동인도 회사를 설립한 데서 비롯됨. 회사의 주식을 가진 주주들은 회사의 소득과 자산에, 자신이 소유한 지분에 비례하는 권리를 가지기 때문에, 회사가 새로운 주식을 발행할 때 자신의 지분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통주 보유자는 '선매권'이란 법적 권리를 가짐.

① 16억의 증여세를 내고 단기투자 성공

1995년 이재용 부회장은 60억 8천만원을 증여받고 뛰어난 예지력으로 투자수완을 발휘한다. 당시 상장되지 않았던 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샀다. 에스원은 12만 주를 23억원(1주당 19,000원)을, 삼성엔지니어링은 47만 주를 19억(1주당 5,000원)으로 매입한다. 이후 두 회사는 상장을 하는데 2년 만에 1,300%의 수익률로 회사주가는 급등하고, 이 부회장은 “가사자금 마련”이란 사유로 매각하여 563억을 얻게 된다. 당시 에스원은 이 부회장의 매입 후 3개월 만에 1,453%의 급등을 했다는 사실을 볼 때 남다른 안목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96년에 이를 두고 임채주 국세청장은 “증여받은 재산으로 상장절차가 진행 중인 계열사 비상장주식을 사들인 것은 변칙증여에 해당하지만 세법이 명확하지 않아 과세가 힘들다”고 말했다. 

② 에버랜드 전환사채 투자

1996년 이 부회장의 능력은 다시 한 번 발휘된다. 에버랜드 이사회가 1주당 7,700원의 전환가격으로 125만 4000주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전환사채란 주식으로 바뀔 수 있는 채권으로 발행 시 채권이지만 회사주가가 전환가격을 넘었을 때 주식으로 바뀌도록 청구할 수 있는 독특한 형태의 주식이었다. 이 때 발행된 전환사채 125만 4000주는 전체 에버랜드 지분의 62.5%로 당시 세법의 비상장 기업의 주식가치로 환산하더라도 12만 7755원에 해당하였는데 이를 7,700원의 가격에 내놓은 셈이었다. 그런데 이런 횡재에도 기존의 주주들은 아무도 인수하지 않았다. 따라서 전환사채는 제 3자에게 매도 가능하게 되었고 이 부회장은 이 기회를 잡아 이 중 절반(에버랜드 지분의 31.25%)을 48억으로 사들였으며, 나머지는 이건희 회장의 세 딸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에버랜드를 소유하게 되었다. 이를 두고 2000년 43명의 법학교수들이 전환사채로 발행한 것은 주식발행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서이며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업무상 배임이라고 고발했다. 무죄가 선고되었지만 이후 2008년 삼성비자금 의혹과 관련하여, 99년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사안과 합하여 꾸려진 특검도 기소하였다. 이에 대해 2009년 대법원(주심 김지형, 주심 김능환)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에버랜드 회사에 969억원에 추정되는 손해를 입혔다고 하지만, 이 회장과 에버랜드 사장에게 “전환가액을 시가만큼 잡지 않는다는 것이 임무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으며 전환사채가 이재용 남매에게 배정된다는 것이 회사에 손해가 된다고 할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③ 삼성그룹의 정점, 삼성생명 입수

96년 전환사채 매입을 통해 이 부회장의 소유가 된 에버랜드는 1998년 비상장이었던 삼성생명의 주식을 사게 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대주주로서, 삼성생명의 경영권을 얻게 되면 삼성전자의 경영권 또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했다. 삼성생명은 1998년 18% 지분에 해당하는 344만 주를 에버랜드에 매도했는데, 1주당 9,000원으로 344만주를 에버랜드는 300억으로 매수하고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7% 지분을 얻게 된다. 에버랜드가 사들인 삼성생명 주식은 2조 3,437억원이라 평가받는데, 300억으로 사들이는 능력을 발휘한 사건이고 에버랜드의 가치는 이후 수십 배 급등하게 된다.

④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투자

전환사채 건이 에버랜드의 경영권을 가져온 업적이라 하면 1999년에는 삼성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획득하기 위한 토대를 닦았다라고 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1999년 비상장이었던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입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전환사채와 비슷하게 발행 시에 채권으로 기능하지만 회사주가가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넘을 때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달라고 하여 주식을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채권자에게 준다. 장외에서 1주당 54,000원에 거래되는 주가를 7,150원의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으로 230만 주 발행하였는데 이 중에 209만주는 이재용 부회장과 세 여동생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에스원이나 삼성엔지니어링을 2년 만에 매도하여 차익을 가져간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2014년에야 매도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삼성SDS의 경우 주 고객이 대부분 삼성그룹 계열사이기 때문에 삼성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높은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15년 동안 매도하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2014년 삼성 SDS는 38만원으로 상장되면서 삼성SDS의 11.2% 지분을 가지고 있던 이 부회장은 3조 3천억 원이라는 322배의 차익을 얻었다. 이 건에 관해 검찰은 6번 불기소 처리했지만 2008년 특검은 배임과 조세포탈죄로 기소했다. 대법원은 이 회장을 징역3년과 벌금 1100억원에 집행유예 5년으로 풀어줬고 4개월 뒤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유치를 공로로 인정해 단독으로 사면해 주었다.

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타인이 추종할 수 없는 수완을 발휘하던 이재용 부회장은 2015년에 최종적으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완성하게 된다. 제일모직으로 이름을 바꾼 에버랜드가 삼성물산과 합병을 성사시키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권이 형성되었다. 삼성전자의 대주주인 삼성생명, 삼성생명의 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지분을 최대 확보하면 삼성물산을 통해 전 계열에 경영권이 미치게 되는데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1:0.35의 비율로 합병되었고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23.24%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산으로는 삼성물산이 제일모직보다 4배 더 컸지만 합병할 때엔 주가비율이 반영되기 때문에 제일모직의 한 주가 삼성물산의 세 주와 같은 권리를 갖게 된 것이다. 2015년 합병을 두고 논란이 많았다. 어떻게 삼성물산의 1/4의 자산을 가진 제일모직의 주가가 3배정도 될 수 있는 것인지...

▲이재용 부회장의 개략적 투자수완 실적 (표=임동범 청년기자)
▲이재용 부회장의 개략적 투자수완 실적 (표=임동범 청년기자)

⑥ 제기된 합병관련 혐의

이와 관련해서 삼성물산은 자의적으로 자사의 가치를 떨어뜨리려고 했으며, 제일모직은 자사의 가치를 부풀리려고 했다는 의혹들이 드러나게 되었다. 삼성물산은 한 해 수주액의 25%에 해당하는 2조원어치의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실적을 비공개로 하였으며 평가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삼성물산 하의 건설기업들을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이관하게 하여 축소시켰다고 한다. 반면 제일모직은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에버랜드를 1대주주로 구성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활용한다. ‘삼바 분식회계’라 불리는 사건이다.

2011년 에버랜드는 1대 주주로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한다. 가치평가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 제약회사로, 갑작스런 삼성의 제약사업 추진에 당시 많은 사람들은 의아하면서도 "과연 삼성그룹이 다르긴 다르다. 결심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더니 투자를 확정한 후엔 전광석화다."라고 갈채를 보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하자마자 인천송도를 중심으로 인천시, 대학들과 투자협약을 맺을 정도로 기대사업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약개발회사로 바이오에피스를 만들었는데 이 때 미국 ‘바이오젠’이란 제약회사와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을 공개하지 않아 가치가 뻥튀기되었다는 것이다. 콜옵션은 사업이 잘 되면 50%의 자산을, 투자단가에 이자까지 쳐서 헐값에 매도한다는 약속이다. 콜옵션 행사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 그리고 1대주주인 제일모직의 가치가 변동되는데 이를 공개하지 않고 분식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삼성은 2015년 갑작스레 미국회사가 자산 50%를 가져갈 것이라고 발표하고 자회사를 관계사로 돌려 회계상 실적으로 1조 9천억원의 흑자를 봤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회계처리방식을 바꾸는 꼼수를 통해 흑자로 처리했고 콜옵션을 비공개한 사안은 명백한 분식회계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라 국정농단과 관련해 꾸려진 특검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한 상태이다.

또 제일모직은 에버랜드의 동식물을 이용한 바이오 신사업을 가장하여 가치를 부풀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15년 합병 전에는 제일모직의 사업보고서에서조차 없었지만, 합병 시 가치평가에 있어서 참고자료가 된 이 사업은 ‘바이오사업부’라는 표현만 존재할 뿐 설명이 없는 구상만 있는데도 회계법인은 사업 첫 해 2016년 839억의 매출을 올리고 2024년 4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가정했다고 한다. 이는 제일모직의 주력사업(식음료 2.5조원)보다 높은 가치로 결국 유령사업을 통해 제일모직의 가치를 3조원이나 부풀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허술한 보고서를 채택하여 합병을 동의한 것에 강한 의구심을 품고 삼성물산의 가치하락을 통해 큰 손실을 입을 합병결정을 찬성한 대주주들의 결단에 이해를 하지 못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삼성물산의 약 10%지분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 국민연금이 합병을 찬성하였고 합병이 성사되어 국민연금은 6천억원의 손실을 받았다. 그래서 특검이 국민연금을 운용하는 고위공무원의 합병동의결정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을 비롯해 뇌물을 주었다고 기소한 상태가 지금까지 확정되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⑦ 남아있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판결

현재 ‘삼바 분식회계’, 국정농단관련 뇌물죄 등에 대한 판결이 남아있지만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게 되었다. 국정농단이란 헌정상 초유의 사건으로 특검이 구성되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판결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것이 현재이다. 유죄취지의 파기환송심 후에 서울고법(재판장:정준영)은 준법감시조직을 신설하고 유효하게 작동할 경우 양형에 참작하겠다는 의향을 비추었고 삼성은 준법감시위원회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 6일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는 이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재판부가 양형에 참작할 기준이라며 준법감시위원회를 제안한 것은 봐주겠다는 의향이 아닌지 우려를 표하고, 2008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건에 무죄를 선고한 김지형 前 대법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상태에서 얼마나 독립적으로 개혁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번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여론을 잠재우고 또다시 집행유예 등의 판결로 풀어주는 것으로 귀결하리라 예측하고 있다. 그들은 사과문 내용을 봐도 구체성이 없을뿐더러, 2008년 삼성비자금 사건으로 구조조정본부를 없앤다고 했다가 전략기획실을 만들었고 전략기획실을 없앴다가 미래전략실로 부활시킨 것이 삼성이라며 법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한다. 또한 이미 저지른 범법행위를 반성한다고 양형을 주는 것은 만인평등의 법치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시민단체들은 '재판 중에 있는데도 대통령이 피고인을 행사에 초청하고 만남을 지속하는 것'도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사과문 발표에 대한 언론들의 홍보가 부정적 결과을 도출할 것이라 염려하고 있다.

한편, 양형참작의향을 밝힌 정준영 재판부에 특검은 기피신청을 냈는데,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판사)는 “정 부장판사가 양형에 있어 피고인에게 유리한 예단을 가지고 소송지휘권을 부당하게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등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하고 “준법감시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다시는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피고인의 단호한 의지를 보인 것을 평가할 수 있는 경우 양형사유로 고려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라고 언급한 상황이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어떤 판결을 내릴것인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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