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보건의료칼럼] 국내 의료감염 관리,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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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보건의료칼럼] 국내 의료감염 관리, 이대로 괜찮은가?
  • 이선주
  • 승인 2020.07.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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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주 보건의료통합봉사단 칼럼니스트
▲이선주 보건의료통합봉사단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의학 기술과 위생 시설의 발달은, 현대인들에게 전염병으로부터의 자유와 건강한 삶을 누릴 권리를 선사해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현대 의학이 다루는 질병과 시술, 치료방법의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의료관련감염병이 새로운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관련감염이란 의료기관 내 감염환자, 의료진, 의료 장비에 의한 모든 의료행위와 관련한 감염을 의미한다. 각종 침습적 시술의 확대, 면역저하 환자와 노령 환자의 인구 증가, 항생제 오남용이 주 원인이며. 요로감염, 혈류감염, 폐렴 등 수술 부위의 감염이 가장 빈번히 발생한다. 2017년 WHO는 의료관련 감염으로 인한 발병률과 사망률이 공중보건 및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며, 의료서비스 제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관련감염을 중요 해결 과제로 규정했다. 이러한 의료관련 감염 관리의 필요성 증대와 더불어 국내에서도 메르스,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민건강증진종합 계획은 의료 관련 감염을 감염질환 관리를 위한 달성 과제 중 하나로 지정하고 의료 환경 내 감염 감시와 감염원의 예방 및 확산 방지에 힘쓰고 있다.

의료 관련 감염병 실태를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로는 항생제 사용량이 있다. 항생제의 과다한 사용은 내성균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의료관련 감염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WHO가 항생제 내성이 인류가 당면할 가장 큰 공중보건 위기가 될 것을 경고하면서, 우리나라 역시 항생제 내성에 범정부차원의 종합적 대응을 실시 중이다. 국민건강 증진 종합계획은 국내 항생제 사용량 추이에 대해 당초 2016년 예측치를 18.9DDD로 잡고 2020년까지 14.9DDD로 수치를 점차 낮추고자 했다. 그러나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며 2016년 기준 이미 34.8DDD에 도달했다. 이는 하루에 1천명중 34.8명이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2016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평균 항생제 소비량은 21.2 DDD로 우리나라 수치의 60%에 불과했다. 항생제 사용량의 증가는 자연히 항생제 내성률의 증가를 유발하며, 실제로 2015년 기준 우리나라는 내성균의 대표적 예인 MRSA(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알균) 내성률이 72%, VRE(반코마이신 내성률) 31%로 타 선진국에 비해 내성균 발생 관리에 있어 매우 취약함이 드러났다.

즉, 한국은 국가적 감시체계의 틀을 구축하고 감염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중이나, 여전히 감시체계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며 항생제 내성에 대한 대처가 완벽하지 못한 실정이다. 미국과 같은 의료 관련 감염 관리 선진국들의 경우, 한국보다 훨씬 이른 시기부터 이에 대응해왔으며 감염 방지를 위한 의료 시설에 대한 상세한 법규를 마련해 이를 준수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더욱 효과적인 의료관련 감염 관리를 위한 개선과 보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 개선을 위해서는 첫째, 모든 병원 내 감염시설관리 설치가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감시체계가 더욱 확장될 수 있게 해야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감시체계를 실시하는 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보상체계를 구축하거나 감시체계의 법적 의무화 범위를 넓히는 등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양적 관리에 그치지 않고, 양질의 감염관리 의료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전담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국가적 지원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항생제 오남용과 내성균질병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의료인들과 국민들 모두에게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에 대한 강력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시하는 지침, 교육 프로그램을 제시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듯, 의료 관련 감염은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적극적 관리를 통해 분명한 비용 편익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영역이다. 따라서 현행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도 도입을 통해 의료관련감염 관리 및 예방을 위한 비용과 인력의 확보, 기관 간의 협력, 인식 개선을 적절히 수행한다면 분명한 건강 증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의료관련감염을 예방하려는 노력과 대응태도에 따라, 의료기관은 대중들에게 건강 향상에 기여하는 조력자로, 그렇지 않으면 감염을 유발하는 의심과 불신의 대상으로 인식될 수 있다. 감염예방을 위한 믿음직한 제도적 기반과 의료진과 환자들의 올바른 인식이 조화롭게 구성된다면, 의료기관이 본래의 긍정적 기능을 수행하며 국민들의 전반적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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