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평] 표현으로 빚어낸, 빛나는 소통의 파노라마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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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평] 표현으로 빚어낸, 빛나는 소통의 파노라마로의 초대
  • 김희원
  • 승인 2020.08.2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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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관 시인, 〈표현〉 (디자인=시 쓰는 학생들)
▲안효관 시인, 〈표현〉 (디자인=시 쓰는 학생들)

[한국청년신문] 감정은 사람의 마음속 서랍에서 무채색의 형태로 잠자고 있다가 사람의 언어와 생각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며, 이 과정에서 각양각색의 색깔을 입게 된다. 이러한 고귀한 존재는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모든 사람에게 존재한다. 

이 시를 쓰신 작가의 많은 시 속에는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며 희망으로 소통하는 시들이 녹아 있었다. 이러한 시들 중 ‘표현’이란 시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또는 내가 듣고 싶었던 이야기가 품어져 있었고, 이러한 이유로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이 시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는 작가의 생각이 오롯이 묻어난 작품이었다. 또한 아무리 작은 표현이라도 속에 담아둔 채 지나가 버린다면 그것이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작가님만의 언어로 구상했다. 

이 시를 읽는 순간 시간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마치 세상이 얼어버린 것처럼 시간이 멈춰버렸다.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 인간관계 속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며 살아왔던 나에게 굉장히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시였다.
 
특히 첫 행 ‘감정의 찌꺼기를 담는 봉투’는 늘 내 곁에 있었던 봉투들이 소환되면서 지긋이 그 봉투의 속마음을 바라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또한 그 봉투에 살고 있는 찌꺼기 조각들은 타인이라는 세상에 미처 날아가지 못한 아기 새 같은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감정은 타인의 ‘인(人)’,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를 제외한 모든 것들에 전달이 되면서 탄생과 소멸이 동시에 일어나는 특이한 생명체라고 생각한다. 그 생명체가 자신의 빛을 발하지 못한 채 ‘나’ 자신이라는 미로에서 방랑을 하다 정착해버린다면 그것이야말로 감정의 찌꺼기이지 않을까? 그 찌꺼기들이 시간이라는 파도에 휩쓸려 한 곳에 모인다면, 그곳은 감정의 찌꺼기를 담는 봉투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이런저런 다양한 이유로 자신의 감정을 모두 표현하지 못한 채, 자신만의 봉투에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봉투를 지켜나가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봉투는 감정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잿빛 연기와 함께 찌꺼기들을 토해내고 만다.

▲김희원(시 쓰는 학생들)
▲김희원(시 쓰는 학생들)

작가는 이 상황을 ‘감당할 수 없는 괴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소통의 부재는 결국 오해를 낳는다는 점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작가님은 한곳에 모인 감정의 조각들을 담아두기보다는 자주 쏟아낸다면 이전보다 훨씬 빛나는 보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메시지는 나에게 헝클어진 감정의 조각들을 잘 어루만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그동안 나는 감정이 생겼을 때 그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숨바꼭질을 하듯 무조건 꼭꼭 숨겨왔지만, 오히려 이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 

나는 이 시를 통해 또 다른 생각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감정은 쌓아 두거나 마음의 손으로 쥐고 있는 것이 아닌 흘러가는 바람에 예쁘게 실어 보내주는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마음의 손에 쥐고 있던 감정들을 놓아주는 순간, 그 감정들은 별빛이 수놓은 것처럼 값진 보석이 되리라는 점을 비로소 이 시를 통해 알게 되었다. 

끝으로 이 시는 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채 끙끙 앓아가는 요즘, 빛을 내지 못한 감정의 조각을 털어내고 그 감정들에 가려져 있는 본연의 모습이 더 빛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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