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평] 지금 이 순간, 그대의 인연을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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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평] 지금 이 순간, 그대의 인연을 비추다
  • 김희원
  • 승인 2020.08.2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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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엽님-홍연  시화 디자인=시를 쓰는 학생들
▲이동엽, <홍연>  (시화 디자인=시 쓰는 학생들)

[한국청년신문]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기, 그 이름을 사랑이라 칭하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어 헤어나올 수 없는 샘물은 그대라고 말한다. 사랑은 ‘나’라는 시에 그대라는 운율을 얹어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당신이 사랑을 한다면, 온 세상은 연분홍색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당신에게 인연, 운명이라는 단어를 음미하는 시간들이 반갑게 손 내밀 것이다.

어느 날, 나는 인연이라는 잔잔한 파도에 실려 온 ‘홍연’이라는 시를 만나게 되었다. 이 시를 보는 순간, 새하얗고 아름다운 여인과 늠름하고 멋진 남자의 성숙한 사랑이 내 주변 공기 방울에 맺히기 시작하였다. 마치 그들이 실존하는 인물처럼 시에 펼쳐지기 시작하였고, 한편의 아름다운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이 시를 쓴 작가님은 가수 안예은 님이 부른 <홍연>이라는 곡을 듣고, 홍연이라는 말에 대해 새롭게 접근하는 과정에서 이 시를 쓰게 되었다고 하셨다. 작가님은 이 시를 통해 완전한 인연보다는 불완전하고 위태롭지만, 결국엔 이어지게 되는 그런 인연을 표현하셨다. ‘이루어질 사랑은 꼭 이루어진다.’ 라는 문장이 나의 마음속에 입력되고, 그 입력된 문장은 나의 심장박동 수에 맞게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나’라는 사람과 나의 인연이 될 사람 사이에 굳건히 연결된 그 실의 존재는 내 마음속 등불을 밝혀주었다. 더 나아가 ‘어쩌면, 인연이 될 사람끼리 서로 끌어당기는 그들만의 자기장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의 마지막 행 ‘잘 도착했나요? ‘에는 간절함, 설렘, 순수함의 세 단어가 꼬마기차처럼 나란히 배열되어 잔잔한 여운과 감동을 선사하였다. 또한, ‘실에 얼른 오라는 인사를 실어 보낸다’는 표현은 마치 예쁘게 연결된 실에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쓴 연서처럼 아름다웠다.

▲김희원(시 쓰는 학생들)
▲김희원(시 쓰는 학생들)

이 시에는 자신의 사랑이 무사히 곁에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기자기한 글에 잘 녹아 있었다. 그 바람은 독자들로 하여금 뭉클함을 느끼게 하며, 마치 사랑하는 그대에게 받은 엽서처럼 설레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또, 각자의 시간 속에서 서로 인연이 맺어지기를 고대하며, 자신의 시간을 잘 빛내고 있는지 안부 인사를 하는 듯하다. 이 기다림에는 그 어떤 촉박함도 조급함도 없다. 그저 믿음으로 이어진 가느다란 실 끝에 인연이 완성되기를 기다릴 뿐이다. 이러한 서사는 작가님의 따뜻하고 푸근한 시 속에 수놓아져 있었다. 시라는 하늘에 예쁘게 수놓아져 있었던 따스한 내용은 나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이 시는 사랑에 대해 어두운색만 끄적거렸던 나에게 붉은 꽃다운 색을 그리도록 용기를 주었다.

시 ‘홍연’은 나뿐만 아니라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시를 통해 사랑은 인연이라는 두 글자에 붉은 실로 동그랗게 매달아 놓은 초롱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홍연이 끌어당긴 두 사람은 운명처럼 만나 사랑이라는 초롱불이 그들을 비추고, 마침내 그들 안에 숨어있던 인연이란 글자를 찾아내는 과정, 그것이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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