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평] 새롭게 정의하는 '행복', 행복을 보는 돋보기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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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평] 새롭게 정의하는 '행복', 행복을 보는 돋보기 「행복」
  • 이유영
  • 승인 2020.08.31 14: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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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 왜 행복인가.
-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왜 행복인가.
-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이 왜 행복인가.
- 여러분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한국청년신문] ‘행복하세요’는 사실 문법적으로 오류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도 익숙하게 “행복하세요”를 사용한다. 우리가 타인의 안녕을 빌 때, 우리는 그들에게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가령 학창시절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부모님께 편지쓰기 시간을 가졌던 때를 회상해보자. 우리는 부모님의 건강과 행복에 대해서 글로 써서 드리지 않았던가. 결혼식에서도 신랑, 신부에게 “행복하게 살아라”라는 말을 덕담으로 해주곤 한다. 많은 이들에게 있어서 행복은 궁극적인 목표이다.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 〈행복〉이라는 시를 통해 ‘행복’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단순하면서도 행복의 속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시, 〈행복〉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시를 읽기에 앞서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시를 읽고 난 후 행복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나태주 시인의 시 〈행복〉을 읽어보면 행복이 머나먼 이상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느껴볼 수 있다.

나태주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서. 위 시는 나태주,《꽃을 보듯 너를 본다》, 지혜 출판, 2015, 73쪽에 실려있습니다. (디자인=시 쓰는 학생들)
 ▲ 나태주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서. 위 시는 나태주,《꽃을 보듯 너를 본다》, 지혜 출판, 2015, 73쪽 (디자인=시 쓰는 학생들)

이 시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짧은 시이지만 제목이 내용에 너무나 적절하다. ‘행복’이라는 두 글자는 우리 인간에게 몹시 중요한 단어라고 말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그래 왔고 각 개인에게 물어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나는 ‘행복’을 내가 지향하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편안하고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특정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행복이라고 정의한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주관적인 감정이라서 사람마다 느끼는 순간과 상황은 다르겠지만 모두가 추구하는 감정이다.

이 시 또한 행복을 행복한 상황들을 나열함으로써 표현했다. 시는 3연 6행으로 이뤄져 있다. 각 연의 첫 행은 ‘~때’로 끝맺고, 각 연의 두 번째 행은 ‘~있다는 것’으로 끝난다. 반복적인 형태에서 구조적 안정감과 운율이 느껴진다. 간결하면서도 담백한 시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시는 나열한 상황 외에도 ‘행복’에 대해서 독자에게 하여금 생각해보게 한다.

내가 이 시를 처음 읽을 때는 마음의 위안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아마 1연을 읽고 ‘자가가 있으면 당연히 행복하겠지. 몇억씩 모아서 집 사기가 어디 쉽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우리 대다수는 외출 후 돌아갈 집이 있다. 나만의 공간, 보금자리가 존재한다. 밤이 되어 춥고 어두운 데 돌아갈 곳이 없다면 어떨지 생각해보자. 다시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2연을 읽고 처음에는 의문을 가졌다.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왜 행복한 일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는 힘들 때 나를 따스하게 안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두어 차례 더 읽어본 후 2연 또한 행복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내가 걱정되어서든 위로받고 싶어서든 누군가를 떠올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힘든데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상상해봐라. 아예 없다면 나 혼자 힘듦을 이겨내야 한다는 소리가 아닐까. 힘든 상황에서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3연에서는 ‘외로울 때/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처음 시를 접했을 때, 나는 ‘외로움’과 ‘혼자’에 초점을 두고 3연을 읽었다. 그렇기 때문에 외로운데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이 왜 행복한 일인지 의문을 가졌다. 별것이 다 행복이라고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보통 ‘외로움’을 혼자 있을 때 느낀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혼자라고 느낄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이 왜 행복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시 보니 외로운데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은 마음의 안식처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보자. 노래는 나의 마음을 대변해주기도 하고, 기분을 전환시켜주기도 한다. 노래가 안식처로 작용한다면, 외로울 때 나만의 안식처가 존재한다면 그것 또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시는 행복한 순간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특별해 보이지 않던 우리의 일상이 행복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만든다.

 

나의 친구 J 씨는 행복을 ‘아무 걱정 없이 다음 날 계획을 세우며 밤에 잠들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정의한다. 다음 날을 기대하면서 잠드는 것이기에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의 동기 J 씨는 ‘큰 걱정이 없는 상태’를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에게 행복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 현재 상황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이다. 미래를 걱정하면서 행복할 수는 없다고 한다. 나의 학과 선배 S 씨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이라고 정의한다. 동료 문학위원 H 씨는 크기에 상관없이 본인이 정말 진심으로 행복해야 행복인 것 같다고 말한다. 원래는 남들이 다 하는 것을 해야 행복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옷도 크기에 상관없이 자기가 예쁘다고 느끼는 것, 마음에 드는 것을 입는 것처럼 행복 또한 마찬가지라고 한다.

 

▲ 이유영(시 쓰는 학생들)

지금까지 여러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에 대해 알아보았다. 일부 정의는 행복이 맞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겠지만 일부는 행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은 이것도 행복이라고 생각하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마다 정의하는 행복의 의미는 다양하다. 각자 생각하는 행복의 이미지는 다르겠지만 모두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분명하다. 행복은 잡으려고 노력하고 찾으려고 애쓸수록 우리에게 더 많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행복이란 거창하거나 특별한 일로부터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행복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져보도록 하자. 스스로에게 혹은 당신 주변의 누군가에게 던져도 좋다. 바쁜 삶 속에서 잊고 있던 수많은 행복을 모두가 다시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시를 다 읽은 지금 당신이 놓치고 있던 작은 행복들이 하나둘 고개를 내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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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희 2020-09-01 11:55:30
거창한 것만이 행복이 아니라 오늘 일어난 작은 일들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집, 노래마저도 하나의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기사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청년 기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