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평] 별빛의 책장을 넘기면 시작되는, 우리들의 낭만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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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평] 별빛의 책장을 넘기면 시작되는, 우리들의 낭만적인 이야기
  • 김희원
  • 승인 2020.09.02 11: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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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현님-발가벗은 별   (디자인=김희원 문학위원)
▲기현 시인, <발가벗은 별> (디자인=김희원 문학위원)

[한국청년신문] 언젠가 나는 수많은 별을 한 아름 품고 있는 별빛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멀리 저 멀리 헤엄쳐 가져온 별빛에 나의 소망을 담아 그대에게 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한, 손을 뻗어 하늘에 꽂은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별들의 환상곡을 듣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별은 이처럼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상상 속 무도회에 자주 찾아오는 단골 손님이다. 작가의 상상 속 무도회에서 별은 어떤 존재일까?

작가에게 별은 꾸밈없이 발가벗은 채로 완벽하지 않음을 품은 완벽한 존재이며, 이러한 이유로 항상 마음속에서 별을 동경하였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자신이 군인 신분일 때 업무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을 보며 떠올린 생각들을 이 시에 담았다. 하늘에 떠 있는 별은 어느 방향에서 봐도 늘 밝은 빛을 선사하였고, 이 모습은 작가의 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시를 보는 순간, 바구니에 차곡차곡 담긴 예쁜 은하수를 보는 것처럼 아름다움의 감정이 나의 마음속에서 아른거렸다. 시를 읽는 장소가 실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는 나를 작은 우주로 데려다 놓았다. 시와 내가 마주하였을 때는 지구에 있는 존재 중 ‘나’와 시 『발가벗은 별』을 제외하고, 마법을 부린 듯 모든 것이 멈춰 버린 것 같았다. 시를 다 읽은 순간, 현실을 자각하면서 비로소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매번 다른 색의 무게를 바꿔가며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과 달리, 별은 시의 내용처럼 늘 같은 위치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이런 별의 순백함은 우리의 탁한 마음을 정화시켜준다. 지금 시를 읽는 순간만큼 별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책일지 모른다. 맑고 깨끗한 단어와 문장을 가진 별빛의 책장을 넘겨본 우리는 빨간 거짓말로 얼룩진 우리의 일상과 다른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물론 사람들이 부도덕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를 꼭꼭 숨기거나, 울고 싶은 날 웃는 가면을 쓰는 것처럼 빨간 거짓말을 하곤 한다. 시 ‘발가벗은 별’에는 위와 같이 별과 인간의 대조된 모습이 시에 잘 녹아 있었고, 한편으로는 마치 씁쓸한 초콜릿을 먹은 것처럼 씁쓸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김희원(시 쓰는 학생들)
▲김희원(시 쓰는 학생들)

또한, ‘어쩌면, 지구라는 예쁜 컵에 ‘별과 사람’이라는 서로 다른 색깔이 동시에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은 겨울의 신부처럼 새하얀 빛깔들의 모임이라면, 사람은 여러 색의 유화를 덧칠한 것처럼 색깔의 흐름이 더 복잡한 모임일 것이다. 이 둘은 서로 다른 모임의 색을 띠고 있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아름답기에, ‘아름다움’이란 단어에 포근히 맺힐 수 있다. 더 나아가, 예쁜 별을 따다가 세상 사람들의 머리에 살포시 얹어준다면, 많은 사람들이 순수한 별빛에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변함없는 별의 모습, 한결같이 우릴 향해 방긋 웃어주는 별의 모습은 우리의 마음속 무도회에서 영원히 춤추며 빛날 것이다. 이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별빛처럼 순수한 흐름이 공존하여 조금은 낭만적인 세상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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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숙 2020-09-02 20:45:57
예쁜 시, 예쁜 글 잘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