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평] 코로나19가 개최한 암울한 무도회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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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평] 코로나19가 개최한 암울한 무도회장에서
  • 김희원
  • 승인 2020.09.16 10: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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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식 시인-같은 자리  디자인=조현식님
▲조현식 시인 <맡은 자리>  (디자인=조현식 시인)

[한국청년신문] 흰 종이에 마스크, 병원, 거리 등의 단어를 조심스레 끄적여보았다. 이 단어들의 집합에 당신은 어떤 제목을 붙일 수 있을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을 모아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밝은 웃음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려야 할 카페에서 고운 노랫소리가 들려야 할 노래방에선 코로나19로 인해 개미 한 마리마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평범하고 고왔던 날들은 이젠 지난 일들이 되어버렸고,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고대하는 날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슬퍼만 할 수는 없는 법, 우리 모두는 꼭 이겨낼 것이고 반드시 봄날은 찾아올 것이다. 이런 마음을 담아 이번 기사에서는 코로나19를 소재로 한 시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작가는 코로나 사태로 암울하고 답답한 현실에 신체적으로도 답답하게 만드는 마스크까지 얹혀 인내심과 우울함이 극에 달한 민중의 감정을 시에 담았다. 또한, 작가는 답답한 상황을 무시하고 편해지고 싶은 화자의 모습과 지금 상황의 급박함을 상기 시켜 반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시로 풀어냈다. 이 시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처해왔는지, 혹 풀어진 긴장감이 마음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하는 시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시 ‘맡은 자리’는 현재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해이해진 사람들에게 채찍질 같은 시다.

시를 읽었을 때 내 마음속에선 반성의 온도 ‘파란빛’이 가득 채워졌고 그 속에서도 한 아이가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아른거렸다. 그 아이는 시 속에 등장한 아이와 많이 닮아 있었다. 그 아이에겐 곰 인형보다 의사 인형, 간호사 인형이 더 친근하고 만화 속 주인공의 빨간 가면보다 마스크가 더 편하다. 이 아이를 보고 안타까움과 슬픈 감정에 괜히 적혀 있지 않은 코로나 종식 날짜를 찾으려 달력을 뒤적거리기도 하였다.

특히 시어 ‘암울한 가면무도회’는 모순적인 의미가 내포되면서 큰 울림이 전해졌다. 보통 가면무도회는 ‘화려함, 행복함, 황홀함’처럼 초성 ‘ㅎ’이 포함되어있는 단어가 자유롭게 날아다녀야 한다. 하지만, 흰 마스크를 의미하는 ‘가면’과 우울하고 답답한 현실이 ‘암울한 무도회’라는 모순을 형성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이는 더욱이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단순히 감정에 치우쳐 긴장감이 풀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지는 시어라고 생각한다.  

나의 주변 사람들에게 최근 들어 많이 든 생각이 무엇인지 물은 적이 있다. 거의 대부분은 ‘얼른 코로나가 종식되었으면 좋겠다, 종식되어 마스크를 벗고 여행 가고 싶다’ 등 코로나 종식에 대한 대답으로 나의 귀를 가득 채웠다. 그렇다.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얼른 물러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희원(시 쓰는 학생들)
▲김희원(시 쓰는 학생들)

하지만 최근 마스크를 쓰지 않기 위해 난동을 피우고, 자가격리를 위반하는 등 ‘이기적이다’라는 평가를 감히 붙일 수 있는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는 코로나19를 더 머물게 하는 행동일 뿐 더 나아지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인지라 이기적인 감정이 들 수는 있지만, 그 감정은 잠시 접어두고 곧 찾아올 봄날을 떠올리며 마음을 고쳐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뉴스 등 언론매체에 전세 낸 것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코로나19, 시 <맡은 자리>를 읽다 보면 코로나19는 아마 이 노력에 감동하여 자기의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또한, 우리에게 한 걸음 다가온 가을과 겨울의 공기를 마스크 없이 들이마시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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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2020-09-16 18:09:46
좋은 기사 너무 잘 읽었어요 ㅜㅜ 시랑 기사의 분석 내용이 요즘 시국에 정말 공감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