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고라] 누군가의 온기를 정리하는 과정, 장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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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고라] 누군가의 온기를 정리하는 과정, 장례에 관하여
  • 유진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0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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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유진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연고자가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장례식을 치르는지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을까.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고독사 장례 지원을 위한 공영장례서비스가 존재한다.

무연고 사망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쓸쓸한 마지막을 보내고 있었다. 필자는 이들의 존엄한 마지막을 위한 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조금은 놓이기도 한다.

언젠가 한 번 그 과정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것이 죽음과 장례에 대한 관심의 씨앗이 되었다.

 

그곳에서 담당 장례지도자를 통해 어느 의사의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국립의료원의 의사가 일주일간 휴가를 내고 3일 동안 과정을 함께했다는 것이다. 단비 같은 휴가 중 일부를 이곳에서 보낸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짐작이 가는가.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국립의료원은 무연고자 환자들이 많이 입원하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호자가 없는 환자들에게 소홀해졌다고 한다. 그러한 지난날을 회개하는 마음으로 그 환자들의 마지막 길을 동행하게 된 것이었다.

그의 애도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개인의 문제가 누군가에게 각성의 계기가 되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날아와 아름다움으로 남았다.

 

인류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과정을 지날 때마다 일정한 격식을 치른다. 백일과 돌, 생일, 환갑, 칠순 … 그리고 장례. 혹자는 죽음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말하지만, 그 너머에는 장례라는 각자의 시간이 존재한다. 생(生)의 과정에서 수많은 서사가 있듯이 사(死) 역시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한 개인의 삶을 정리하는 과정을 함께 했다. 부디 떠나는 그 길이 외롭지 않았길. 짧은 인연이었지만 아마 잊지 못할 것 같은, 7월 어느 날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누군가에게는 순간이 그들에게는 영원이라.

푸른 들판에서 영원한 안식이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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