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고라] 운명을 사랑할 수 있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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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고라] 운명을 사랑할 수 있으려면
  • 하지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07 11: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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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거버넌스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하지석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하지석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건국 이래로 '청년'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이 회자되었던 적이 있었는지 싶을 정도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청년은 뜨거운 화두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년이 일종의 소비재 취급을 받던 시절이 있었음을 생각해보면, 이는 실로 감격스러운 변화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지금, 청년인가?

한 사회에서 채택된 담론은 그 공동체가 봉착한 문제 혹은 결여를 반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에서의 청년 담론의 활성화는, 현재 한국이 처한 인구상황을 보면 쉽게 수긍 가능하다. 올해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사망자가 출생아 수를 능가하기 시작했고, 지난 5월은 통계청이 인구동향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1년 이래 국민들이 가장 적게 결혼하고 태어난 달이었다. 이러한 인구 자연감소로 인해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인구절벽 현상’은 우리나라가 마주한 현실이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청년세대를 주목하고 있다. 

예로부터 청년은 가능성과 열정으로 충만하지만 어딘가 미숙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인지,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은 일찍이 "젊은이가 주장하는 내용은 옳지 않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한다는 것 자체는 옳다"고 했다. 분명 타당한 지적이다.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회경험을 가진 것은 분명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감독인 코엔 형제가 던지는 메시지처럼, 현실은 꼭 지혜로운 노인이 예측한 대로 흐르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차라리 현실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그러므로 도래할 미래는 더 이상 예언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앨빈 토플러(Alvin Tofler)의 말처럼, 앞으로의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고 상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청년과 관련된 정책과 입법에서만큼은, 청년들의 입장과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특정 세대를 대상으로 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면서 정작 해당 세대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는 난센스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현재 국무조정실에서 시행하는 '청년정책추진단'과 같은 참여 거버넌스(participatory governance)는 특히 흥미로운데, 여태까지 청년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함에 있어 정작 청년은 소외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참여형 거버넌스는 비단 청년뿐만이 아니라, 각 세대를 위한 수익적 정책의 입안 및 시행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단계에서부터, 우리는 도래할 미래 혹은 어쩌면 이미 도래했을 미래를 맞을 채비를 하여야 한다.

치명적인 질병과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약간의 행운만 있다면, 청년기는 누구나 거치는 시기이다.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수탈의 대상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연장선에서 자조적인 '노오력' 담론은 활성화되었고, 자기 앞에 놓인 운명을 사랑하라(Amor fati)는 니체의 운명애(運命愛) 개념도 남발되었다. 그러나 사랑은 어렵다. 더욱이 남이 겉보기에만 그럴 듯하게 만들어놓은 정책들이 미래라는 이름의 파도로 나에게 닥쳐올 때 그것을 사랑하기란, 내게는 도무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기에 정부와 사회는 청년들에게 자신이 살아갈 시대를 스스로 설계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오늘의 청년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의미에서 나는 참여 거버넌스의 확대를 환영한다. 자기 손으로 스스로의 앞길을 빚을 때, 비로소 운명마저 사랑할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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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수림 2020-10-09 21:43:57
공감하는 내용이 많네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구독자1 2020-10-07 14:38:13
많은분들이 정독하셨으면 할 만큼 좋은기사입니다 가독성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