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가을 산과 관련된 당신만의 추억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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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가을 산과 관련된 당신만의 추억이 있나요?
  • 배은정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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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아무튼 산’을 읽고

[한국청년신문] 출판사 코난북스에서는 '아무튼 시리즈' 책이 출간된다. 아무튼 시리즈는 저자가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소상히 풀어놓는 책이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들은, 아무튼 외국어, 아무튼 스윙, 아무튼 메모 정도가 있다. 꽤 많이 아무튼 시리즈를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읽어야 할 아무튼 시리즈는 많이 남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저자의 '산'과 관련된 내용인데 본인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글로 풀어놓으니 책에 몰입도가 높아졌다.

처음에 화자가 산을 타기 시작 한 건, 취업을 한 후 일상의 고루함 때문이었다. 지금 나는 집-출근-집을 반복하는 생활을 이번주 3일 연속 지속하고 있어 화자가 어떻게 이 권태로움을 풀어갔는지 책을 읽는 내내 궁금했다. 화자의 처음 산은 지리산이었는데 인터넷에서 산 동호회를 가입해서 나름의 우여곡절(?)을 겪은 후 동호인들과 지리산을 등산하게 된다. 화자가 지리산을 첫 등반 했을 때는 25살이었다. 화자는 지리산을 다녀와 화장봉에서 바라본 연하선경 풍경을 회상하지만 돌아와서의 일상은 여전히 똑같았다고 말한다. "그 뒤로 산에 빠져 주말이면 전국의 산을 다니고, 그렇게 많은 산을 다녀도 다른 산을 기대했고, 그런 갈망이 있을 때 히말라야를 다녀왔다." 이 대목은 책의 초반에 나오는데 읽자마자, 산을 타는 즐거움이 정말 대단한가보다 나도 히말라야쯤은 다녀와야 산탄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경외감과 ‘언젠가는 나도 가고 싶다.‘란 기약 없는 상상을 해봤다. 그렇게 산을 타는 인연으로 산과 사람이란 잡지사에도 취업하는데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무엇이든 산과 연결되는 구나 사람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나란 마음이 떠올랐다.

몇 해 전 여성 산악회 등산 행사에 참석해 함께 발맞춘 그들에게 물었다. “왜 하필 산이었나요?” 해맑은 웃음소리 사이로 여러 대답이 쏟아졌는데 그중 누군가가 이렇게 대답했다. “날카롭게 치솟은 거벽에 매달려 있으면 세상 모든 이름과 역할을 초월해 비로소 나 자신이 된 것 같아요. “ (책 본문 103쪽)

▲배은청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배은정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나에게 산에 대한 추억이란 수학여행 때 한라산을 싫어도 올라가라는 담임선생님의 호통에 교복치마를 입고 궁시렁 거리며 올라가 대피소에서 컵라면을 먹던 추억, 그리고 새해가 되면 어기적어기적 거리며 동네 산을 오르던 추억뿐이다. 가을 단풍이 붉게 차오르면 관광버스에 색색 등산복을 입은 중년 나이대의 어른들이 우리나라 명산을 오르기 위해 밝은 표정으로 바삐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니 다가오는 가을, 단풍이 드는 길을 따라 오롯이 달리거나 동네 뒷산이라도 오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동아리 앱에 등산 동아리가 있나 검색해보니, 각종 산에 등산을 하려는 몇몇의 동아리가 보였다. 가을이라 그런 걸까 아니면 이들도 일상의 씁쓸함을 딛고 맑은 공기를 쐬고자 하는 걸까?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등산용품,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제는 등산과 캠핑이 청년들도 함께 즐기는 트렌드가 되었다. 마음이 심란하여 어수선 할 때는 동네 뒷산에 올라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 등산로 떨어진 단풍을 주워 보면 좋겠다. 그 길을 따라 내 근심 하나 둘 내려놓고, 하산 할 땐 야호 한 번하고 개운한 마음으로 다시 집으로 가는 것이다. “날기 위해 나는 새처럼 언제라도 훌쩍 배낭 하나 메고서 오르기 위해 산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화자처럼 나도 산을 벗 삼아 다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훌훌 산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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