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고라] 쓰면 쓸수록 단단해지는 코어(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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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고라] 쓰면 쓸수록 단단해지는 코어(CORE)
  • 윤은지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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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중심부를 의미하는 '코어근육', 글쓰기에도 필요하다
▲윤은지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윤은지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사람들이 버릇, 습관이라고 얘기하는 것. 비표준어로는 곤조 혹은 쪼. 필자의 글쓰기에도 이런 '쪼'가 존재한다.

그 중 '~적'이라는 표현은 고치려고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버릇 중 하나이다. '~적'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 일본식 표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사에 '~적'을 붙이면 쉽게 형용사로 만들 수 있어 포기가 어렵다. 그리고 두 번째는 한 문장의 호흡이 긴 것. 호흡이 긴 문장은 굉장한 기술이 필요하다. 비문으로 마무리되거나 중간에 호흡이 딸려 집중력을 잃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적재적소에 쉼표를 넣어 보려고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가 않다. 근래에 쓴 글 중에서 한 문장이 무려 4줄이나 되는 것도 있다. 그리고 쓸데없이 묘사나 꾸미는 말을 많이 넣는다는 것도 고치고 싶은 버릇 중 하나다. 고쳐야겠다는 인지는 분명한데, 이 역시 쉽지가 않다. 생각은 짧고 철학은 없는 자가 글을 잘 써보이고 싶은 욕심만 앞세운 탓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글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을 갖고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쓰려고 노력하는 건 '쓰는 것'이 그 사람의 사고방식 전반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욕을 자주 쓰게 되면 어떤 주제에 대한 깊은 생각과 표현이 필요한 때에도 욕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게 된다. 욕을 줄이라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필자는 언어와 사고방식 사이에 상하관계가 존재한다고 믿으며 여기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건 언어다. 사람들은 생각과 사고방식이 언어를 지배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반대다. 언어가 생각과 사고방식을 지배하는 것이다. 품위가 없다고 생각했던 인터넷 유행어를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어영부영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그 품위 없는 언어에 사고가 갇혀버린 나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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