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자의 눈] 우리는 생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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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의 눈] 우리는 생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 유혜인 청년기자
  • 승인 2020.10.1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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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인청년기자
▲ 유혜인 청년기자

[한국청년신문] 우리는 모두 생리(월경, 정혈)에 있어 한없이 부끄러웠고, 작은 목소리였다. 유독 학창시절에는 007작전을 수행하듯 생리대를 은밀하게 숨겨 화장실에 가곤 했다.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것처럼 생리를 생리라 부르지도 못한다. ‘마법’, ‘그날’, ‘대자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생리, 왜 우리는 생리를 생리라고 표현하지 못할까?

‘올해의 색상’ 팬톤이 새로운 빨간색을 출시했다. 색상의 이름은 ‘생리(Period)’. 생리에 대해 사람들이 공감하고 정확하게 얘기하도록 권장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다. 캠페인을 함께 시작한 안티미나 측은 “전 세계 많은 여성이 생리를 겪고 있음에도 생리는 역사적으로 보이거나 언급돼서는 안 되는 것으로 취급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생리를 사적이고 부정적인 경험으로 간주하지 않기 위함이라며 이러한 이름을 붙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른 반응은 극과 극이다. 한쪽에서는 몸에서 나오는 생리 자체가 불쾌감을 준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캠페인 취지가 좋고, 인식 개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긍정적인 반응도 잇달았다. 

정확한 명칭 대신 생리를 숨기는 듯한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또한 여성 청소년들에게 생리용품을 지원하는 사업에 생리가 아닌 ‘보건위생물품’이라는 단어를 쓰고있다. 이뿐만 아니라 혈을 붉은색이 아닌 전혀 다른 색으로 표현하는 등 생리용품 광고 중에서도 생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제품이 드물다. 우리는 왜 생리를 숨기고, 부끄러워할까? 어쩌면 숨기도록 강요받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양성평등 인식이 부족한 사회에서 여성들만 하는 생리는 농담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 왔고, 지금까지도 당연하게 여겨진 것이다. '굳이 그래야하나'라는 생각 말고 우리를 위해, 우리 다음 세대의 처우를 위해 그리고 기성세대가 변할 수 있도록 지금껏 금기시하던 생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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