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고라] 기록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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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고라] 기록의 중요성
  • 조우정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13 20: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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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아이 엠 히스레저'를 감상하고
▲조우정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조우정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활발한 배우 활동을 하다, 어느 날 갑자기 생을 마감한 배우가 있다. 그는 바로 ‘히스 레저’다.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브로크백 마운틴>, <다크 나이트> 등 굵직한 작품에 들어가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점차 넓혀갔던 재능 많은 할리우드 배우다.

히스 레저가 세상에 남기고 간 이름 앞에는 짧은 설명이 한 줄 들어간다. 바로 ‘신이 질투한 남자’ 히스 레저. 이 문장 안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히스 레저는 28년의 짧은 생을 살았지만, 19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강렬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중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이후에 히스에게는 하이틴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 캐릭터들의 시나리오들이 쏟아졌다. 그렇지만 그는 어딘지 모를 비슷한 캐릭터들을 다 거절했다. 대중들에게 고정될 수 있는 자신의 식상한 이미지에 탈피하고, 배우로서 발전 없이 같은 자리에만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분석했다. 그 이후,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게이 카우보이 역을 맡아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속으로 삭여내는 섬세하고 애달픈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 <다크 나이트>에서는 신들린 듯한 연기로 영화사에 악당 캐릭터로 길이 남을만한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히스는 이 작품 이후로 30개가 넘는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다. 그 이후 하나의 작품만을 더 남기고, 히스의 연기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아쉬운 마음과 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만든 다큐멘터리가 바로 <아이 엠 히스 레저>다. <아이 엠 히스 레저>는 히스의 지인들 인터뷰와 히스가 찍어 둔 자신의 과거 영상을 담아 만들었다. 그중 이안 감독의 인터뷰 내용에서 그의 열정이 포착된다.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히스와 함께 합을 맞춘 이안 감독은 배우가 모니터를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배우는 보이는 존재고, 모니터는 감독과 대중이 확인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배우 스스로 자신의 연기를 확인하면 너무 의식해 연기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의 원칙에 다른 배우들은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이 없었다. 유일한 배우가 바로 히스였다. 그는 자신을 제일 정확히 아는 똑똑한 관찰자였다. 자신을 제일 잘 알고 믿으니, 남들의 소신대로 따라가지 않았다. 과정은 자신의 방식대로 밀어붙이는 당돌한 모습을 보이지만, 완성도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스태프와 감독을 만족하게 만드는 프로페셔널한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밀도 있는 연기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히스는 생전에 '기록하는 사람'이었기에 가능했다. 평소에 늘 개인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자신의 일상 에피소드와 감정을 하나하나 기록했다. 또 배우로서는 표정과 모습을 조정해 나갔던 실력 발휘가 현장에서 고스란히 나온 것이다. 감독은 처음에 당황하고 우려했다. 그러나 히스가 매 장면마다 노린 과녁에 화살이 제대로 명중하고 있음을 눈앞에서 보여주었다. 감독은 자신의 평소에 가지고 있던 철학과 다른 배우를 만났지만, 그런 그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늘 ‘기록하는 삶’을 살아가며 주변 모든 것들에게 영감을 받은 히스 레저를 통해 작은 메시지 하나를 받을 수 있다. 겉보기엔 큰 변화 없이 움직이는 날들일지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외관의 변화는 없어도 사람의 감정은 사물 같지 않아서 끊임없이 모양이 변하고 색이 변한다. 자신이 느끼는 변화를, 또 기분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끊나지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코로나 블루라는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리는 국민들이 많다. 그중 청년들은 여전히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학교가 많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모든 활동에 제약이 많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저 가만히 손을 놓고 있어야 할까? 절대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청년들은 히스 레저처럼 자신이 접촉할 수 있는 모든 환경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다. 기록의 방법은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카메라, 수첩, 스마트폰 메모 앱 등 기록을 남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 기록 안에는 자신을 돌이키며 냉정하게 보완해야 할 점을 정리하고, 어떤 것에 영감을 받았고, 그 영감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적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가 자신이 자양분으로 남은 기간이 될 수 있도록, 기록하며 늘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이 모든 기록물들이 개인에게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지시해 줄 수 있는 표지판을, 사회의 일원으로서는 인정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줄지 모른다.

글이, 영상이 짧아도 좋다. 그러니 오늘부터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길을 걷다가 갑자기 든 영감이 있다면 순간의 기억이 날아가 버리기 전에 기록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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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2020-10-16 16:45:28
글이 술술 읽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