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자의 눈] 울산과 인천 화재의 도덕적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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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의 눈] 울산과 인천 화재의 도덕적 거리두기
  • 이수민 청년기자
  • 승인 2020.10.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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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백의 울산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와 인천 라면 형제 사건, 앞으로 우리 사회의 도덕적 거리두기 단계에 도움이 될까
▲ 이수민 청년기자
▲ 이수민 청년기자

[한국청년신문]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시간이지만 다음에 많이 확인하는 것 중 하나가 사실상 ‘날짜’다. 날짜는 1년을 12달로 나눈 것이고 1달마다 날, 요일, 24절기, 행사일 따위를 적어둔 것으로 다달이 29일~31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각각 양력으로는 10월 8일~9일 무렵이 입기일이며 올해는 그날이 8일이었던 ‘한로’가 막 지났다. 한로는 24절기 중에 17번째 절기로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올해의 시간의 흐름을 체감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제 24절기 중 7절기만이 남았다고 말한다면 아마 눈을 뜰지도 모른다.

관련된 대표적인 속담으로 ‘한로가 지나면 제비가 강남 간다.’도 있듯이 그만큼 최근 기온이 옛날과는 달리 뚝 떨어졌다. 어제 오전부터 울산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이는 올해 한로라는 8일, 마치 이것이 불씨라도 된 것 마냥 지난밤 11시 7분쯤 울산시 남구 신정동 주상복합의 ‘삼환 아르누보’라는 아파트를 바람 속에서 순식간에 거대한 불길에 휩싸이게 했다. 하지만 기적과도 같이,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고, 88명이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그마저 단순 연기 흡입이나 찰과상 등 경상이라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이에 어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사람들은 댓글을 달고 있다. 좋은 예는 아니지만 앞으로 만약 이보다 단순한 화재가 작은 건물에서 일어났을 때 만약 사망자가 나오거나 심한 피해를 본 주민이 나온다면 아마 계속해서 이번 사건이 비교 대상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처럼 사람들이 감탄하는 이유는 불길의 규모에 비해 적은 피해가 있지만, ‘소방대원들’과 ‘주민들’의 거대한 불길 속 침착함과 신속한 대응이다. 물론 건물이 33층으로 큰 만큼 무조건 피해가 적다고는 할 수 없다. 그날의 강풍주의보가 예고한 바와 같이 거센 바람을 타고서 불씨가 번지며 왕복 10차로 건너편의 대형 마트 옥상에도 불이 옮겨 붙었다. 하지만 화재 발생 2시간이 지나면서 큰 불길은 점차 진압되고 고립돼 있던 주민들도 구조되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울산 화재’로 불릴 사건의 발단은 무엇이었을까. 처음엔 ‘12층에서 연기가 발생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을 확인하던 소방대원들이 화재가 확산되기 전 출동해 신속한 상황 파악과 대응 등 주민들의 침착한 대응 역시 역할을 도왔다.

최근 ‘인천 라면 형제’라는 비극적 사건 이후 일어난 ‘울산 화재’는 역시 대참사이긴 하지만 다른 의미로 국민에게 전달되며 기억에 남지 않을까. 라면 형제는 지난달 14일 인천에서 그들의 보호자인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생긴 화재로 중상을 입은 형의 나이는 10살, 동생은 8살인 두 형제의 모습에 붙여진 이름으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으며 사회적 비판을 받은 사건이다. 하지만 이번 화재사건은 안타까움을 샀던 라면 형제의 사건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들의 감탄과 경이로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하 2층에 지상 33층 규모의 평소 127가구에 380여 명이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된 그곳에서 어떻게 사망자가 없는지 기적이라는 단어가 사람들 입에서는 오르내리고 있다. 이렇듯 이번 울산 화재 사건은 하늘이 우리에게 경각심을 위한 것인지, 같은 재료로 정반대의 요리를 국민들에게 내어준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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