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평] 최선의 노력사이 은은하게 열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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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평] 최선의 노력사이 은은하게 열린 가능성
  • 김희원
  • 승인 2020.10.1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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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관 시인
▲안효관 시인 <미완의 시>  (디자인=김희원 문학위원)

[한국청년신문] 라일락 향기가 몽글거리는 방안에선, 어릴 적 즐겨 듣곤 했던 드뷔시의 달빛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난 가녀린 원고지 한 장을 꺼내 어젯밤 임에게 전해고자 했던 나의 마음을 새벽의 찬 기운과 함께 끄적여본다. 시간과 공기가 교차를 이루고 마침내 나의 정성을 꾹꾹 눌러 담은 연서 한 장이 빼곡히 채워진다. 하지만 나의 머릿속에선 문뜩 이러한 생각들이 기웃거린다. ‘지금 흘러나오는 이 음악, 내가 방금 쓴 편지엔 완성이란 상태가 존재할까?’ ‘완성된 편지는 못다 쓴 편지와 무엇이 다를까?’ 이렇게 자신의 생각에 완성에 관련된 단어들을 마음껏 담아볼 수 있는 시 <미완의 시>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이 시는 작가가 글을 대하는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시다. 즉, 작가는 작품이든, 소설이든 이 존재에 완성이라고 정의하는 순간, 노력과 관심이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 부분은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정말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완성, 미완성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굉장히 고차원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작품에 미완성이라고 정의하게 되면, 미완성이란 단어에서 느껴지는 부족함이 이리저리 아우성친다. 이로 인해 낮아진 자신감에 완성이란 단어를 붙이게 되면 자신감은 높아지지만, 이전과 달리 자만감이 이곳저곳에서 솟구친다.

완성, 미완성 이 두 색깔의 테이프를 떼었다가 붙였다가 하는 이 혼란스러움을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보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완성으로 작품을 놓아버린다면, 우리는 밧줄이 끊어진 물음표들의 집합을 보게 될 것이다. 즉, 완성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또는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기 위해 계속해서 던졌던 물음표들이 완성이란 벽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결과물에 완성과 미완성을 논하기보다는 자신의 노력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은 어떨까? 대게 ‘완성되다, 또는 완성되지 않았다’ 는 결과물을 본 후에 결정되곤 한다. 이는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의 성장판을 닫히게 하므로 결과보다는 자신의 노력의 완성도에 더욱 집중하자는 것이다. ‘완성된 노력과 열린 결말’ 얼마나 멋지지 않은가? 그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완성된 노력은 하되, 그 결말에 대한 가능성은 언제든 열어놓는 것이다.

▲김희원(시 쓰는 학생들)
▲김희원(시 쓰는 학생들)

전반적으로 예술에 대해 논하였지만, 이는 인간관계 등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도 충분히 대입이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인간관계에선 상대방에게 자신이 전할 수 있는 따뜻함과 선함은 충분히 표현하되, 섣불리 그 결과에 대해 완성, 미완성을 정의 내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상 세상이든 그대의 삶이든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고 아름답다. 더군다나, 이 고귀한 것은 마치 하나의 별이 빛나기 시작하면 그 벚들도 함께 빛나듯 수많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완성, 미완성의 정의를 섣불리 내림으로써 이 잠재력의 빛을 보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그러므로 열린 가능성을 마음껏 발휘하여 더욱 더 훨훨 날아가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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