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보건의료칼럼] 고령화 시대 속 위기에 노출된 장애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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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보건의료칼럼] 고령화 시대 속 위기에 노출된 장애 노인
  • 유영준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1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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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장애인은 만 65세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유영준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유영준 보건의료통합봉사회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2020년 기준으로 83.2세로 전년 대비 1.4세가 늘어났다.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저출산 현상이 지속함에 따라, 노인 인구의 비율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2025년경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을 한 만큼 고령화의 가속도가 점차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노인 인구가 증가에 따라 장애 노인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2019년 보건복지부의 등록 장애인 현황에 따르면 2010년에는 전체 장애인 중 37.1%였던 65세 이상 장애 노인의 비율이 2019년에는 48.3%로 급격히 증가했다. 급변하는 환경에는 정책적인 면에서도 시대에 맞는 변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장애 노인은 그러한 요구가 적절하게 충족되지 못한 채 생명과 직결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장애 노인은 고령화된 장애인과 노화에 따른 장애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구분과는 별개로 장애 노인은 순서만 다를 뿐 노인과 장애인의 특성을 둘 다 가지고 있다. 그들은 두 가지의 특성을 분리할 수 없이 노인 문제, 장애 문제와 같은 복합적인 문제를 함께 경험하고 있다. 장애 노인은 노화로 인한 장애가 추가되어 위험이 중첩되는 이중위험, 조기 노화, 우울감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그들은 타인의 지원이 없다면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2007년부터 이들의 자립 생활을 돕고 가족의 부담을 덜기 위한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이 시행되었다. 만 6세 이상부터 만 65세 미만의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제도는 장애 정도와 환경을 기준으로 일 최대 24시간, 월 최대 720시간으로 차등 지원하고 있다. 중증장애 노인들은 타인의 지원이 꼭 필요한 상태에 놓여있었는데, 이 활동 지원을 통해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고 나아가 사회활동까지 지원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만 65세가 되는 해부터 그들은 ‘장애인복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장애 노인은 만 65세가 되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요양등급을 판정받고 더는 장애인 활동보조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장애 노인은 일 최대 4시간, 월 최대 108시간의 서비스만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이마저도 방문요양보호서비스에 그치기 때문에 활동보조를 받기 어려워진다.

요양등급 판정에서 ‘장기요양 등급 외’라는 판정을 받으면 만 65세가 넘어서도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장기요양 등급 외 판정은 본인이 장기요양이 필요하지 않고, 혼자 일상생활을 보내기 어렵지 않은, 건강한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장애 노인에게 본인이 그러함을 증명하라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활동보조가 필요한 장애 노인에게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삶을 가로막는 것이다. 그렇게 단지 65세의 생일을 맞이했다는 이유로 급격하게 줄어든 지원서비스는 다시 그들을 고립시키고 생존을 위협하며 보호의 부담을 온전히 가족에게 전가하게 될 것이다.

현재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에서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만 65세 이상 중증장애 노인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는 사업을 한시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법령의 근본적인 개선, 예산 지원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속해서 사업을 수행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 장애 노인에게 있어 활동지원제도는 생존의 문제가 걸려있는 문제이다. 제도가 있기에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이에 해결책을 모색하고 오는 11월 검토 결과를 발표한다고 한다. 국가와 각 지방자치단체, 나아가 모든 국민까지 이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 결과로 하루빨리 제도와 법이 개선되고 장애 노인이 적절한 지원과 보조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장애 노인이 만 65세가 되었다는 것을 두려워하는 상황이 사라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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