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보건의료칼럼] 의약학의 발전, 그 중심의 동물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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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보건의료칼럼] 의약학의 발전, 그 중심의 동물 실험
  • 안유민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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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실험과 생명 윤리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안유민 보건의료통합봉사회 칼럼니스트
▲안유민 보건의료통합봉사회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유전, 생식 등 의학적인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시작된 동물 실험은 오랜 시간동안 인류 보건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다. 최근에는 유전자 조작으로 질병의 원인을 규명해내고 이를 치료하기 위한 질병 모델 생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신약 및 백신 개발 과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임상시험에서 실험동물은 꼭 필요한 존재다. 이렇게 동물실험은 의약학의 발전과 필연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들어 동물 복지의 향상과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동물실험은 정말 필요한 과정일까? 필요하다면 어떻게 두 가지 상충되는 요구를 해소할 수 있을까? 

현재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의 75%는 동물원성 바이러스다. 전 세계인을 공포에 떨게 만든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메르스 바이러스도 역시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동물원성 바이러스이다. 이러한 바이러스의 작용 원리를 파악하거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동물에 대한 기초 연구와 실험이 실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동물실험은 부정할 수 없이 신약 및 백신 개발에 꼭 필요한 과정이다.

백신 및 신약 개발 과정은 후보물질 탐색, 동물에서 부작용 및 독성을 확인하는 비임상시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1, 2, 3상, 식약처 검토 및 승인, 그리고 시판 후 부작용 조사와 추가 임상시험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비임상시험은 사람을 상대로 임상시험 실시하기 전에 안전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만약 사람에게 투여하는 신약 및 백신이 비임상시험도 거치지 않은 채 임상시험에 돌입된다면 더 심각한 윤리적인 논쟁이 야기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과의 유전적, 해부학적 유사성은 과학자들이 동물실험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렇게 동물실험은 의약학의 발전에 중요한 과정이지만, 함께 동반되는 윤리적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다. 1985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설치하고 각국이 동물실험을 실시할 때 3R 원칙을 지켜줄 것을 권고했다. 3R은 Replacement, Reduction, Refinement의 약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비동물실험으로 대체하기 (Replacement)

2. 동물실험이 필요하면 횟수를 줄이기 (Reduction)

3. 실험동물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올바른 사육 및 관리로 고통을 최소화하기 (Refinement)

이렇게 3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실험을 한다면 불필요하고 부도덕한 희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실험동물을 바라볼 때에도 ‘실험체’보다는 인류를 위해 희생해주는 ‘고마운 존재’로 생각하고 그들의 고통을 덜 수 있는 실험 방법이나 사육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질병에 맞는 실험동물의 선택 및 개발이 필요하다. 동물 실험을 설계할 때에 목적에 맞는 실험동물을 선택해야 더 적은 희생으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 댈하우지대 앨리슨 켈빈 교수에 따르면 페럿은 사람과 같이 기도에 바이러스가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가 있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며 호흡기 질환을 다른 페럿에게 전파하기도 해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에 적합한 동물이다. 또한, 난치병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 기술을 활용한 녹아웃 마우스 등 다양한 질병 모델 실험동물이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각 질병의 특징에 맞는 실험동물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되어야 한다. 더불어 유전자 조작 기술을 활용해 연구에 효과적인 실험동물을 개발한다면 발전과 윤리,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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