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고라] 내가 분노해야 할 곳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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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고라] 내가 분노해야 할 곳은 어디인가?
  • 윤성민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0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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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자 사태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윤성민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윤성민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2020년의 사회는 내가 어린 시절 생각한 세상과는 거리가 멀다. 사람은 일을 시키고 컴퓨터는 열심히 일하는 세상이 오지 않았다. 정의가 바로 서서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은 당연히 벌을 받는 사회도 오지 않았다. 모든 질병에서 자유로워진 사회도 오지 않았다. 사실 내가 어렸던 시절과 2020년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면 더 나빠졌을지도 모른다.

이상하다. 원치 않는 사회가 되었는데 많은 사람이 분노하지 않았다. 그저 이런 사회가 당연한 흐름인 것처럼 받아들였다. 그 원인이 분노해야 할 대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쩌면 모든 일이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 찾는 건 아닐까? 종로에서 뺨을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일은 없어야 하고, 뺨을 맞은 자신을 탓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그러기에 분노의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은 중요하다.

한편, 현재 플랫폼 노동자는 프리랜서로 계약이 되며 사업자와 사업자로 계약이 진행된다고 한다. 이에 대한 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MBC 스트레이트,  KBS 감시자들, 한겨례TV 원:피스 등에서 해당 이슈를 다뤘다. 그 중 MBC 스테레이트에서 실제로 일주일간 두 기자가 배달노동자로 근무한 것은 화제가 되었다.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희망 장소로 선정하지 않은 먼 장소로 배달을 계속 요청받게 되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배달 신청을 거절을 선택했다. 그러나 쿠팡 이츠 앱 내에서 ‘배달을 거부하여 수락률이 떨어지면 페널티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접하게 되었고 이에 기자는 어쩔 수 없이 일을 진행했다. 또 쉬지 않고 최대한으로 일했음에도 최저임금만큼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직접 경험하는 모습도 드러났다.

이러한 모습들은 '배달의 민족'이 '쿠팡'이 나쁜 기업이기에 생긴 문제일까? 개별 기업에 분노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플랫폼 노동은 형식적으로는 자유로운 계약처럼 보이나 알고리즘의 기능이 실제로 콜을 받지 않으면 다음번의 업무를 주지 않는다. 그러기에 노무 제공자가 자발적 동의를 하는 것이 아닌 강제로 동의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분명히 앱에서 노무를 지시받아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종속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해 이들은 노동자로 구분되지 않아 법의 테두리 바깥에 있게 된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 분노하는 것은 중요하다. 개별 문제의 해결은 속이 시원하나 대증적인 처방에 그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잘못에 대해 피드백과 반성, 성찰을 하는 것은 중요하나 사실 ‘완전한 나의 잘못’ 같은 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분명히 사회가 비정상적이기에 발생한 문제도 많다. 모든 것을 자기의 탓으로 돌리지 말자. 혹은 엉뚱한 곳에 화내고 있지 말자. 분노해야 할 곳에 분노하자. 해결해야 할 근본 원인에 신경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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