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자의 눈] 가해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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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의 눈] 가해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 최효빈 청년기자
  • 승인 2020.11.0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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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근로자 피해 사례에 대한 기업들의 책임 떠넘기기
▲ 최효빈 청년기자
▲ 최효빈 청년기자

[한국청년신문] 언택트 사회가 도래하면서 급격하게 늘어난 택배물량과 업무부담, 고용 대리점의 갑질들을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택배기사들이 있다. 택배기사 과로사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자 일부 택배사들은 기사들의 노동 계약 과정에 산재 보험 가입 조항을 추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에 필요한 비용을 대리점이 다시 택배기사들에게 부담하게 하는 상황도 생겨났다. 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택배기사의 수입과 재계약 여부가 대리점주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사용주인 대형 택배회사들은 기사들의 노동환경에 대해 자신들은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며 손을 놓고 있다.  

어느 한 유명 정수기 업체의 제품에서는 물에서 악취가 나고 벌레가 나오는 등의 소비자 피해 사례가 등장했다. 피해자는 수리를 요청했지만 나아진 것은 없었고, 환불 요구에 대해서 업체는 되려 위약금을 내라는 입장을 보였다. 피해자의 자녀는 30개월로, 정수기 물을 섭취한 후 토하고 설사하는 등의 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업체는 계약기간인 3년을 다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환불은 불가하며 위약금을 내야한다고 주장한다. 업체 관계자는 피해 사례가 공론화되면 회사가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담당 엔지니어에게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두 상황 모두 피해자의 피해상황은 명확하지만, 가해 책임은 그 누구도 확실하게 지고 있지 않다. 제품과 서비스의 유통 과정 끝자락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기업과 업체들의  태도는 질타를 받을 만 하다. 위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려면 노동자와 소비자의 피해사례를 기업들이 외면할 것이 아니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보상해야만 한다. 하지만 을의 입장을 가지는 고용인들은 고용주와 사용주의 압력에 사실상 따를 수밖에 없다. 

최근 택배업계에서는 기사들의 업무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다양한 개선책들이 기업 차원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로켓배송' '새벽배송'등과 같은 현대 사회에 요구되는 고객가치들에 반응하기 위해서 택배사 노동자들은 업무를 멈출 수 없다. 택배노동자들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보호될 수 있도록 기업차원에서 실질적인 보호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기업의 무책임한 태도를 질타하는 수많은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현재 주목을 받고 있는 택배업계 외에도, 수많은 고용주와 고용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횡포들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정수기 업체와 같은 가려진 많은 비극들이 드러나고 개선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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