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2020 KAFA 졸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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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20 KAFA 졸업영화제
  • 조우정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1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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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멀리서 가까이] 감상에 대해
▲조우정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조우정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OTT 플랫폼 왓챠플레이에 들어가 좋은 작품을 보기 위해 눈과 손을 바삐 움직인다. 어느 때와 다름없이 ‘탐색하기’라는 목록에 들어갔더니 [2020 KAFA 졸업영화제]라는 부분이 새로 떠있었다. KAFA는 영화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영화 진흥 위원회에서 1984년에 설립한 영화 전문 교육기관이다. 또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봉준호, 허진호, 최동훈, 조성희 감독 등을 배출해냈다. 2020년 11월 1일부터 11월 25일까지 한 달 동안 한국 영화 아카데미의 36기 졸업 작품들이 상영이 된다고 한다. 이번 영화제 ‘EYE CONTACT'는 24편의 단편 영화로 이루어져 있고, 미래의 한국 영화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만들었다. 그중 나는 [멀리서 가까이]라는 작품을 제일 먼저 선택했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가족 내부의 전쟁터 같은 상황의 묘사를 현실성 있게 표현해 앉은 자리에서 2번 돌려봤다.

거동을 하지 못해, 휠체어를 타며 가족들과 요양사의 도움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아빠의 중심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오랜만에 식구들이 모여 음식점에서 조용히 밥만 먹는 분위기에서 아빠는 입안 가득 면을 담고 우물거리며 입을 정신없이 움직인다. 음식물이 밖으로 튀어나와 눈살이 찌부러지는 가족들은 신경을 쓰지 않고, 예전에 반복되게 말했던 에피소드를 또 읊으며 분위기를 싸하게 만든다. 집으로 돌아와선, 갑자기 가족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아들에게 사진을 떼어달라고 하며, 최소한의 행동을 해도 손길이 많이 가는 아버지는 식구들에게 작은 요구를 빈번히 해가며 지치게 만든다. 각자 식구들은 표 내고 있지 못한 힘든 감정들을 대놓고 표출해내기 시작한 건, 엄마가 집을 팔려고 하는 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다. 아빠를 간병하며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을 채우기 위해 내린 어려운 결정이었으나, 자식들은 재건축을 하면 집 가격이 오르니 기다리자는 입장을 내리기 시작한다. 곧 결혼을 계획하는 아들은 자신의 결혼자금도 생각해달라는 말에 엄마와 딸은 여기서 결혼 이야기가 왜 나오냐며, 결혼은 혼자의 힘으로 해야 할 것 같다며 한마디 덧붙인다. 엄마는 아픈 남편과 자식들의 뒷치덕거리에, 아들은 직장 생활을 하며 장남으로써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여자친구와의 결혼 문제에 대해, 딸은 육아를 병행하며 돌봐야 할 가족들에 대해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어 보인다. 이 대화는 작은 평수의 집 안에서 이루어졌고, 아버지는 대화의 모든 내용을 안방에서 듣고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생리현상의 실수를 하게 된다. 그 광경을 보게 된 가족들은 동시에 무너지게 된다. 아버지의 실수를 뒤처리하고, 아버지를 다시 병원에 데려다준다. 그 후, 아버지는 요양사에게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며 슈퍼를 같이 가자고 한다. 요양사가 아이스크림을 사는 동안, 아버지는 휠체어를 직접 돌리며 언덕 위에서 내리막길로 내려가며 직접 생을 마감한다.

그렇게 이 짧은 단편 영화는 구슬픈 선율로 막을 내린다.

가족은 서로에게 짐이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가족의 구성원 일부 중 한 명이 건강이 애처로움이 아니라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같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생리 현상은 잘했다고 칭찬받고, 노인의 생리 현상의 실수는 원망을 사게 되는 이유에 대해. 작품을 보는 내에 깊은 쓰라림을 가져다준다. 한 가족의 일생을 다이렉트 시네마로 촬영한 것처럼, [멀리서 가까이]는 생생했고 현실적이었다.

우리에게도 이 모든 순간과, 감정이 다가오는 순간이 머지않았다. 인간은 예상을 하고 닥치는 일에 대해서는 유연할 수 있다. 그러나 내 일은 아닐 거라며 모른 척하는 순간에 조금씩 다가오는 가족의 변화가 닥쳐온다면 어느 누구도 대처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가족의 구성원으로써 어떤 마음가짐을 품고 살아야 하는지 학생들은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메시지를 던져줬다. 이 메시지를 잘 받고 이해할 수 있도록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또한 왓챠플레이에 올라와 있는 KAFA의 다른 단편 영화들에 대해서도 살포시 들여다보길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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