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작가] 슬픔이 그려내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김소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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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작가] 슬픔이 그려내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김소월 작가
  • 김다인
  • 승인 2020.11.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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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작가님 '김소월 시인' (디자인=문학위원 김희원)
▲금주의 작가 '김소월 시인' (디자인=문학위원 김희원)
▲금주의 작가님 '김소월 시인' (디자인=문학위원 김희원)
▲금주의 작가 '김소월 시인' (디자인=문학위원 김희원)

[한국청년신문] 1902년생,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김소월 작가. 본명은 김정식이지만, 호인 ‘김소월’로 보다 널리 알려져 있다. 김소월 작가는 서구 문화가 무분별하게 유입되던 일제강점기 시절 활동했던 민족 시인으로, 그의 호에 걸맞게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시를 썼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진달래꽃, 달맞이, 금잔디, 먼 후일 등이 있다.

▲금주의 작가님 '김소월 시인' (디자인=문학위원 김희원)
▲금주의 작가 '김소월 시인' (디자인=문학위원 김희원)

길지 않은 그의 시를 천천히 읽어내려가다 보면 마음속에 잔잔한 파문이 인다. 김소월의 시는 과하지 않다. 시에 쓰인 언어는 소박하고 친숙하며, 무엇보다 쉽다. 평범한 듯한 일련의 단어들은 3음보의 정형화된 율격 속에서 제각각 다른 울림을 일으킨다. 이러한 그의 문체는 그의 시의 주를 이루고 있는 향토색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해준다.

시인은 상실에 대해 노래한다. 그가 노래하는 상실에는 어떠한 욕망도, 의지도 깃들어있지 않다. 그는 단지 이별 앞에서의 무력함, 상실의 고통에 대해 자신만의 풍부한 이미지로 섬세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려 애쓸 뿐이다. 언뜻 보기에 그의 시는 이별과 상실이라는 보편적인 정서에 관해 노래하고 있지만, 당시 일제가 지배하던 시기에 향토성 짙은 언어로 쓰였던 그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누구든 억울하게 잃은 조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금주의 작가님 '김소월 시인' (디자인=문학위원 김희원)
▲금주의 작가 '김소월 시인' (디자인=문학위원 김희원)

김소월 시인의 대표작을 꼽아보라면, 열 중 아홉이 <진달래꽃>을 고를 것이다. 그만큼 <진달래꽃>은 많은 사랑을 받는 시이자,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시이기도 하다. <진달래꽃>은 시인 특유의 애상적이고 향토적인 언어로 쓰인 서정시로, 소리 내 읽다 보면 임을 그리워하며 눈물짓는 한 여성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는 ‘드리오리다’, ‘뿌리오리다’, ‘가시옵소서’, ‘흘리오리다’와 같은 부드러운 종결어미와 ‘가실 때에는’과 같은 높임 표현 덕분일 것이다.

흐드러진 진달래꽃의 이미지는 시의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중심이 된다. 화자는 초연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화자는 떠나는 임을 붙잡지 않는다. 원망하거나 저주하지도 않는다. 다만 떠나는 임의 행복만을 빌며 진달래꽃만 한 아름 앞길에 뿌려줄 뿐이다. 떨어지는 진달래꽃의 꽃잎 하나하나에는 임을 생각하는 화자의 온 마음과 눈물이 담겨있을 것이다. 그런 진달래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달라는 화자의 말에서 우리는 임을 생각하는 화자의 마음이 얼마나 헌신적이고 애달픈지 짐작해볼 수 있다.

▲금주의 작가님 '김소월 시인' (디자인=문학위원 김희원)
▲금주의 작가님 '김소월 시인' (디자인=문학위원 김희원)

시에 드러나는 무력함은 외세에, 그리고 불평등한 대우에 알면서도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우리나라의 모습을 잘 반영한다. 당시 갖은 고초를 겪는 중에 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김소월의 시를 외며 가슴 깊이 울림을 느끼고 그로부터 작은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 그들에게 위로가 된 김소월의 시는 상실과 이별의 고통을 처절하게 노래하고 있지만,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아름답다.

▲김다인 (시 쓰는 학생들)
▲김다인 (시 쓰는 학생들)

목 놓아 오열하는 모습보다 조용히 눈물 한 방울 흘리는 모습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올 때가 있다. 목 끝까지 차오른 울음을 수십 번 인내하고 또 인내하다가 끝내 새어 나오고 마는 한 방울의 눈물. 김소월의 시는 그런 시이다.

빠르고 확실한 성장세를 보이는 현대의 우리나라는 이전처럼 무력하지 않다. 그러나 그 과도기적인 과정에서 수많은 청춘들이 눈물짓고 있다. 종잡을 수 없이 변화하고 있는 세상, 이를 좇지 못하면 도태되어버리는 냉정하고 잔인한 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무력함을 느낀다. 그들은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상실하고 빼앗기면서도 그에 대한 무력감을 어디에도 표출되지 못한 채, 속으로만 울음을 삼키며 오늘도 힘겹게 하루를 살아간다. 그런 그들에게 이별과 상실의 아픔에 대해 처절하게 노래하는 김소월의 시는, 시대를 넘어 한 줄기의 위안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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