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평] 여름과 겨울, 이상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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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평] 여름과 겨울, 이상과 현실
  • 이은식
  • 승인 2021.01.13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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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진 작가, "돼지" (디자인=이은식)

[한국청년신문] 지난 2020년 12월 21일, 24절기 중 밤의 절기인 ‘동지’가 지나갔다 밤이 연중에 가장 긴 때인 만큼 길거리의 차가운 어둠과 침묵 그리고 공허한 고독 또한 길어지는 때이다. 신록의 계절이 무색하게 모든 것이 하얗게 ‘무’돌아가는 계절, 생명의 색인 초록색으로 가득 찼던 우리의 마음마저 하얗게 공허해지는 계절이 되었다. 이렇듯 인간의 이상과 현실 또한 여름과 겨울에 겹쳐지는 교집합이 상당하다. 현실과는 조금 많이 동떨어져 있을지라도, 누군가는 헛된 이상이라고 생각할지라도 그런 목표와 이상향을 꿈꾸고 상상하는 것은 인간만의 고유한 습성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고유 습성보다는 현실에 튕겨져서 소외되어 고독과 외로움에 둘러싸이는 차가운 상황이다.

오늘 오늘 함께 할 『돼지』라는 시는 이상과 현실의 사람들을 대조되는 현대사회를 투영시킨 시이다. 화자는 어떻게 밝은 이상과 차가운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해보며 시를 읽어 보길 바란다.

이 시에는 먼저 여러 외국 작품들이 드러난다. 첫번째인 ‘호크니가 그리는 LA수영장’의 그림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 거장인 ‘호크니’의 작품으로 역동적이고 사람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은 화자가 꿈꾸는 ‘이상’의 모습이 드러난다. 여기서 제목인 ‘돼지’라는 대상으로 이상을 꿈꾸고 상상하면서 좇는 모습이 대입되었다고 확인할 수 있다. 두번째는 ‘호퍼의 밤’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인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라는 작품으로 모든 사람들이 다 다른 방향을 쳐다보고 있다. ‘호퍼’의 다른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외롭고 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현실에서 인간의 공허함과 외로운 인간 소외 현상을 나타낸다. 이렇게 두 가지 서양 작품을 시에 녹여내서 인류의 거대한 과업 중 하나인 인문학적 주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확대시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작품과 시를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작가의 센스 또한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시의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구절 “평생 오질 않을 이상을 꿈꾸며 헛된 몽상가들의 삶은 우리는 살아간다”이다. 여기서 화자는 우리 인간은 이상을 꿈꾸는 고유한 습성이 있으나, 때론 너무나도 감당할 수 없는 큰 이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훗날 이상이 큰 만큼 현실을 마주할 때 더더욱 비관적인 현실을 마주한다는 메시지과 여운을 함께 전달한다. 우리는 과연 덜 비관적인 현실과 마주하지 않으려면 어떤 이상을 꿈꾸어야 할까?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어떠한 타협을 해야 할까? 당장 확답은 내리지 못하겠지만 개인이 생각하는 이상을 결국에 좇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나도 자명한 일인 것만 같다.

시쓰는학생들(이은식)
▲이은식 (시 쓰는 학생들)

작가와의 인터뷰 일부를 통해 이상과 현실 사이의 타협에 관하여 한번쯤 생각해보자

[용은진작가와의 인터뷰 내용 중]

“어쩌면 사람들은 너무나도 큰 이상에 빠져 있기 때문에 되려 현실을 마주할 때 더 큰 좌절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어떤 이상적인 목표를 취하는 것에 대한 약간은 비판적인 태도가 이 시의 전체

적인 주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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