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고라] 당신은 오늘 무슨 꿈을 꾸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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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고라] 당신은 오늘 무슨 꿈을 꾸고 싶나요?
  • 장하늘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0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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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예의 장편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고
- 달러구트의 꿈을 살 수 있다면
▲ 장하늘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 장하늘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국내 도서 종합 분야 3위에 등극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 쉽사리 환상을 꿈꿀 수 없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온오프라인 생활을 병행해야 활기를 되찾는다는데, 꼼짝없이 ‘집콕’해야 하는 일상이 지겹다. 그런 상황에서 300쪽 남짓 되는 책 한 권으로 꿈을 꾸고, 환상 속으로 빠져드는 일이 각 가정에 마법처럼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의 첫 장을 넘겼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꼼꼼히 훑어낸 후, 하나의 질문만이 나의 인체에 머물렀다. ‘꿈을 파는 상점이 있다면, 나는 무슨 꿈을 살까?’ 책에 따르면 꿈의 의미는 미래를 내다보는 상상력과 추진력, 과거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기억력을 되새겨 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댔다. 어떠한 미사여구도 붙이지 않고, 그저 ‘오늘’을 잘 살아낼 수 있게 꿈은 동기 부여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꿈을 꾼다. 꿈을 꾸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꿈은 왜 동경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꿈속엔 무한한 상상력이 존재한다. 현실의 무차별적 개입도 환상으로 보이는 곳이다. 이를테면 저기 멀리서 전력질주로 뛰어오는 다리가 네 개 달린 괴물이 사실은 내 원수라든가, 하는 것들이 일상적인 곳이다. 무한한 상상력이 존재하는 곳인 만큼 이 기억이 오래오래 남는다면 우리는 모두 천재가 되고, 로또에 당첨되었을 것인데, 꿈속에서의 경험을 현실 세계에서 생생하게 재생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즉, 우리가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러구트는 꿈과 현실 세계의 괴리감에 현실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상황이 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꿈속 세계에서의 ‘나’와 현실 세계에서의 ‘나’는 명백히 다른 존재이다. 손에서 거미줄이 나가고, 기가 막히게 공중 회전을 한다든가의 일은 현실 세계에서 이뤄지기 어렵다. 다시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 내가 답변을 달아 본다면 우리가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꿈과 현실은 구분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꿈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의 삶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 꿈은 현실 세계에서의 몰입을 방해하는 백해무익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따라온다. 이에 대한 답변은 아래에서 이어진다.

꿈속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이루어지고, 다시는 보지 못하는 사람을 볼 수 있고, 되지 못하는 사물이 되어 볼 수 있다. 또 로또 당첨이 되어 부자가 될 수도 있고, 좋아하는 연예인과 데이트를 할 수도 있다. 현실 세계에서는 이뤄지기 힘든 일이 꿈속에서는 가능해지니까 그 ‘가능성’ 하나만을 바라보고 잠에 든다. 시도때도없이 울리는 메시지, 언제나 볼거리가 가득한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의 형성 체계를 도무지 알 수 없지만 누르고 보면 항상 내 취향의 영상이 가득한 유튜브. 우리는 모두 가지각색의 이유로 잠에 들지 못하고, 심지어는 밤을 새우기도 한다. 흥미진진한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포화되어 있는 세상에서 현대인이 건강해질 수 있는 한 가지의 방법은 ‘꿈을 꾸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측면에서 꿈은 절대 백해무익하지 않다. 정리하자면 우리가 꿈을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현실에서의 삶에 조금 더 몰입하게 하기 위해 마땅한 일이고, 창의력 향상과 건강을 위해 꿈을 꾸는 것이라는 것이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세계적인 천재들은 대부분 꿈속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잠에서 깬 직후 우리는 꿈의 내용을 생각해 내기 어렵다. 어차피 잊혀질 기억이라면 있는 그대로 음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가 요전날 밤에 꾼 꿈이 어쩌면 며칠이 지나 ‘데자뷔-!’라고 외치게 만들 수도 있고, 기억해 내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재생되어 트리거를 눌리게 할 수도 있다. 이승에서 다시는 보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게 해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새길 수 있게 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처럼 집에만 콕 박혀 있어야 하는 상황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여러 친구들과 한 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현실에서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다.

당신은 오늘 무슨 꿈을 꾸고 싶은가? 킥 슬럼버의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범고래가 되는 꿈을 꾸고 싶은가? 와와 슬립랜드의 우주를 유영하며 지구를 바라보는 꿈을 꾸고 싶진 않은가? 나는 나이가 들어 생을 마감하기 직전, 그동안의 인생을 돌아보며 참 잘했다 싶은 것과 그렇게 하지 말아야 했었는데의 것을 정리하여 조용히 눈을 감는 꿈을 꾸고 싶다. 영영 깨어나지 못할 꿈을 꾸고, 일어나서 ‘역시 꿈이었구나!’하는 생각을 하면 그 얼마나 삶이 근사하게 여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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