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인터뷰] 제주 학생인권조례, 조례인가? 합의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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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인터뷰] 제주 학생인권조례, 조례인가? 합의안인가?
  • 임한결 청년기자
  • 승인 2021.01.06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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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인터뷰 당사자 제공]
▲ 제주 학생인권 조례 TF팀원 제주 중앙여고 오연지(사진제공=제주 중앙여고 오연지)

[한국청년신문=임한결청년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23일  제주학생인권조례를 통과 시켰다. 그러나 양쪽 모두의 여론은 좋지 않다. 학생인권조례가 무엇이고,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지 알아보고자 제주 학생인권조례 TF팀의 팀원을 인터뷰 해 보았다. 

Q: 본인 소개 간단히 부탁한다.

A: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제주학생인권조례TF 대표직을 맡고 있는 제주중앙여고 2학년 오연지라고 합니다.

Q: 학생인권조례가 무엇인가?

A: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존엄과 가치가 학교교육과정에서 보장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제정하는 조례입니다.

Q: 이번에 제주 학생인권조례가 통과가 되었는데 소감이 어떤가?

A: 우선, 제주도가 충남에 이어 전국에서 6번째로 학생 인권 보장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은 높이 삽니다. 하지만, 이번 본회의에서 최종 가결된 교육위 수정안 내용을 살펴보면 교육위가 조례 반대 측의 눈치를 너무 많이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차별받지 않을 권리 조항에서 성적 지향 부분을 삭제했다든지, 인권구제기구의 독립성을 상실시켰다든지 등 원안보다 후퇴한 점이 너무 많아서 솔직히 조례 통과에 대해서 기쁨보단 아쉬움이 더 큽니다.

Q: 조례내용은 어디서 볼 수 있는가?

A: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의정활동’이라는 메뉴가 있습니다. 해당 메뉴 속 ‘의안정보’ 란을 클릭하시고 ‘11대’에서 저희 조례 이름을 검색하시면 조례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Q: 교육위가 학생들의 외부 활동과 참여를 보장하는 기존 내용을 삭제하고, 수정안에 최종결정권을 교육감과 학교장에게 위임하도록 했다. 어떻게 바라보는가?

A: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외부 활동과 참여의 자유는 헌법에 따라 마땅히 보장되어야 하는 자유권의 일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최종결정권을 교육감과 학교장에게 위임하도록 했다는 것은 아직도 교육위 소속 의원들의 인권 의식 수준이 많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생각이 듭니다.

Q: 일부 보수 단체는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와 임신을 장려하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례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들을 설득시킬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우선,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점은 학생인권조례는 동성애와 임신을 ‘장려’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학생인권조례는 동성애와 임신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유 삼아 하는 ‘차별 행위를 금지’합니다. 이 부분을 확실히 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그들이 반대 근거로 내세우는 논리들의 허점을 조목조목 짚어주면서 조례의 본 목적과 진가를 알게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교사들이 학생인권조례 관련 인식이 안 좋은 이유는 무엇이며 해결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생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교조 분들께서 조례 반대 서명에 참여한 교사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았는데, 조례 내용을 잘 알지 못한 채 그저 서명지와 함께 발송된 글에서 조례가 나쁘다고 말하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서명하신 경우가 상당수였다고 합니다. 때문에, 이는 조례가 통과됨에 따라 차후에 실시될 학생인권조례 관련 교사 연수를 통해 자연스레 개선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인권옹호관 관련 조항 삭제가 되었다고 하는데 조항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가?

A: 인권옹호관 조항이 통째로 삭제가 되었다기보다는 인권교육센터로 명칭이 변경되고 일부 내용이 수정되었습니다. 기능 면에선 차이가 별로 없고, 기구의 ‘독립성’ 여부가 다릅니다. 이번에 통과된 교육위 수정안의 인권교육센터는 도교육청 본청 소관 부서에 속하여 독립성이 상실된 반면, 기존 고은실 의원님 안의 인권옹호관 조항에서는 인권옹호관은 도교육청과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이나 단체의 임원을 겸할 수 없음을 명시하면서 독립적인 직무 수행을 보장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Q: 고은실 도의원의 조례안이 본회의에 올라가지 않고 위원회의 수정안으로 부의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위원회는 도내 교사 2000여명의 반대 입장 표명을 절충하기 위함이라고 입장을 내놨는데 조례 추진 과정에서 공청회는 없었는가?

A: 고은실 의원님 안에 관한 공청회는 여러 번 있었지만, 위원회 수정안에 대해서는 공청회는커녕 있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상임위 의결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다가, 갑자기 학생인권조례의 위원회 대안이 있고, 고은실 의원님 안이 아니라 그걸 가결시킨다기에 많이 황당하고 분개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학생의 인권이 진정으로 보장되는 학교’를 향한 우리의 투쟁은 결코 끝난 것이 아닙니다.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긴 했으나, 아직도 부족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그런 것들에 대해 앞으로도 목소리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학생들은 더 이상 어른들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그저 듣기만 하는 예전의 수동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자신의 권리를 찾고, 이웃의 권리를 찾는 일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능동적인 존재로 성장하였습니다. 이제 학교도 학생들의 이러한 성장과 발맞춰 구시대적인 관습과 교육방식에선 탈피하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차차 바뀌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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