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고라] 2021년은 무슨 색으로 칠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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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고라] 2021년은 무슨 색으로 칠하시겠습니까
  • 이상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04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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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택트 시대’ 개막 2020년, 대학생·수험생 모두 정상 생활 어려움 겪어..
- ‘코로나 블루·레드·블랙’ 대신 마음 속에 품어야 할 것은?
▲이상재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이상재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언택트 시대. 현재 우리 사회를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단어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사람들 사이의 접촉을 전면적으로 차단해, 사실상 비대면 상태의 온라인 환경만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으로 기능하는 현시대를 말한다. 언택트 시대가 바꿔 놓은 구체적인 일상의 단면들은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활발한 온라인 소비, 재택근무, 온라인 전시회나 공연과 같은 각종 비대면 행사들이 그것이다. 청년들에게는 올 한 해 대학생 신분으로 체험한 언택트 대학 생활이나 향후 진로와 연계되는 언택트 수험생활이 크게 와 닿는 사례일 것이다.

최근 가까운 대학 동기들과 화상 회의 서비스를 활용해 송년회를 하며,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재학생들과 수험생들이 함께 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대화 주제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유형의 언택트 생활 양상이 되었다. 재학생 강진수(23) 씨는 "복학 이후 학회, 대외활동, 인간관계 등 여러 목표가 있었는데, 팬데믹 사태로 인해 모두 무산되어 몹시 안타깝고, 우울한 기분으로 무기력하게 지낸 날이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아쉬움을 토로하며,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삶의 커다란 낙이었는데, 올해는 그런 기억이 나는 날이 손에 꼽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준비하던 자격증 시험이 연이어 취소되는 악재를 겪은 그는 "올해는 '삭제된 1년'이다"라는 씁쓸한 소회를 남겼다. 개인적으로도 화면 안에 갇혀 있는 일상 속에서, 어떠한 탄력도 받지 못한 채 무력하게 표류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은 한 해였기 때문에, 그의 말에 공감하는 바가 컸다.

공인회계사(CPA) 시험 준비생 최현진(23) 씨는 언택트 시대의 수험생으로서 겪었던 다양한 고충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올해 2월까지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했는데, 도서관 폐쇄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학습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그래서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트여 있는 공간에서 집중이 잘 되는 편인데, 2단계로 격상되면서 개방형 공간에 파티션(칸막이)이 설치된 후부터는 가슴 한편에서 쌓여가는 답답함을 느꼈다. 2.5단계 격상 이후 스터디 카페 운영 시간에 제한이 생긴 후에는,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집에서도 평소처럼 옷을 입고 공부하는 습관이 생겼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변화에 따라 학습 공간도 바꿔야 했던 남모를 사연을 이야기했다. 

시험 준비에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한 질문에 그는 "과목마다 학습량이 천차만별이고, 나의 학습 역량에 따라 과목의 난이도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수험생활에 제한이 생겨나는 것이 화가 나기도 하고, 운동 부족으로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거나, 생전 없던 병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도 끈질기게 책상에 붙어 있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일상 루틴에 맞춰 살 뿐이고, 자는 동안 학습 내용을 정리해주는 뇌를 믿으며, 조금씩 기적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며 단단한 내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학생 윤지훈(24) 씨는 "당장 며칠 후면 시험 준비를 시작하는데, 경험자의 살아 있는 조언을 직접 들으니, 제대로 정신무장이 되는 기분이다"라고 말하며,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보낼 앞으로의 1년에 대한 다짐을 되새겼다.

같은 시대를 공유하는 가까운 사람들의 속내를 들으면서, 언택트 시대에 대한 하나의 공통된 의견을 추출할 수 있었다. 누구도 이러한 생활을 지속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우리들만의 생각이 아니라, 모두의 소망이 아닐까 생각한다. 언택트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은 코로나 블루, 레드, 블랙의 총천연색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고 있고, 이로 인해 다양한 심리 방역 프로그램의 필요성까지 대두되고 있으니 말이다. 모두가 지친 이 시점에서,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것으로 채워가는 것이라는 말을 소개하고 싶다. 고난의 순간마다 되뇌는 존 러스킨의 명언이다. 코로나 블루와 레드 사이 어딘가에서 표류하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불안하고 언짢은 기분이 들었던 날이 많았지만, 나는 분명히 어떤 일이든 붙잡고 해내며 하루를 채워가고 있었다. 모든 것을 그저 무력하게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 매몰시킬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곱씹고, 짜증과 한탄으로 점철되어 지나가는 하루를 아까워하면서.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지난 하루하루를 채워나갔을 것이기 때문에, 크게 낙담하지 말라는 위로를 전하고 싶다. 국내ㆍ외로 백신 소식이 조금씩 들리고 있다. 정상적인 수준의 보급 및 유통까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가슴 속에 한 줌의 희망을 품기에는 충분한 소식이라고 본다. 올해는 '언택트'라서 힘들었으니, 다가올 내년에는 모든 이들의 생활 앞에 '언택트'라는 수식어가 없어지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삶 속에 떠안았던 파란 우울함, 빨간 분노, 검은 절망을 털어내고, 환하게 빛나는 희망만 채워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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