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자의 눈] 2030 동학개미를 위한 변명
상태바
[청년기자의 눈] 2030 동학개미를 위한 변명
  • 김영은 청년기자
  • 승인 2021.01.04 1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주식 투자에 빠진 2030의 동기에 관심 가져야
- 우려와 비판을 넘어 체계적 금융 지능 교육 필요
▲ 김영은 청년기자
▲ 김영은 청년기자

[한국청년신문] 동학개미운동엔 불안정한 한국 사회에서 나름대로 생존 전략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의지가 담겼다. 자산 관련 지식이 없는 2030의 투자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많지만, 동학개미운동의 길을 선택한 2030의 동기와 생존 방향을 같이 고민해주는 시선은 없다. 불안정한 한국 사회에서 2030세대는 미래를 더 열심히 준비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식 활동계좌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5% 늘었고 이중 절반은 2030세대라 한다. 그중 90%가 올해 주식을 시작한 동학개미다. 이들의 자발적 선택 기저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이 전염병처럼 확산되어 있다.

문제는 지금의 직장, 앞으로의 직장이 이들에게 아무런 안정감을 줄 수 없다는 현실이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절반 이상이 실직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30대의 경우 불안을 느끼는 비율이 20대보다 더 높다고 한다. 상반기 20대 일자리와 30대 일자리는 각각 20만 개, 29만 개 감소했다. 10명 중 8명이 근로소득만으로 부를 축적할 수 없다고 대답한다. 100조의 증시자금 중 ‘빚투’ 즉, 빚내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10~20%를 차지한다는 점, 20대들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라는 점 등 동학개미 이면의 어두운 면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근로소득을 차곡차곡 모으는 일개미라고 해서 이들의 지금과 미래가 안정적이라는 보장이 없다.

▲ “쥐꼬리 월급으로 수익 낼 방법을 찾아라”라는 제목의 영상에 2030의 주식 투자 현상을 다룬 기사 헤드라인이 제시되어 있다. (사진제공=뉴스1 홈페이지 갈무리)
▲ “쥐꼬리 월급으로 수익 낼 방법을 찾아라”라는 제목의 영상에 2030의 주식 투자 현상을 다룬 기사 헤드라인이 제시되어 있다. (사진제공=뉴스1 홈페이지 갈무리)

전문가들은 2030에게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야 한다’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하락할 당시, 해당 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30만 원에 5,000만 원어치 샀던 한 20대 투자자는 “주식을 환불받을 수 있냐”며 관련 커뮤니티에 질문 글을 올렸다. 뒤이어 전문가들은 주식을 '환불 가능한 상품'으로 보는 수준의 금융 지식을 가지고 투자를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타인의 성공사례만 듣고 코스피가 강하게 상승할 때 투자를 감행한 2030에겐 ‘근시안적이다’, ‘주식시장의 생리를 모른다’는 전업 투자자들의 비판이 뒤따랐다. 증시에 뜨거운 관심을 쏟는 만큼 관련 지식도 갖추라며 2030을 나무라거나 걱정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일개미에서 동학개미를 자처한 2030에게 제대로 된 지식을 전달해줄 사람은 많지 않다.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자본시장 교육을 매년 진행하지만, 아직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금감원의 ‘1사 1교’ 사업의 경우 학교 근처 지점 직원 등 교육에 비전문 인력이 나가 2시간 내외 특강을 하는 것이 전부다. 2003년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가 체계적 금융교육을 위해 설립한 금융교육협의회 역시 지난 몇 년간 눈에 띄는 활동을 찾기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OECD 국가경쟁력 10위라고 한국 사회는 자부심을 느꼈지만, 한국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정 부문의 성장에 안주하여 금융이해력이 부족한 다수를 계속 방치하는 것은 위험하다. 더 큰 위험이 오기 전에 정보를 제대로 교육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국가 재정 지출이 줄어들게 되어 경제 전체적으로 하강 압력이 올 때, 아무 지식도 없이 무리하게 돈을 끌어다 투자한 사람일수록 더 큰 역풍을 맞는다.

▲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2020년 시행한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는 2021년 1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모습 (사진제공=뉴스1)
▲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2020년 시행한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는 2021년 1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모습 (사진제공=뉴스1)

학교 교육 과정과 연계한 체계적 금융 지능 교육 제도가 거의 없는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정부, 민간에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교육부는 민간단체인 금융교육연합회(PFEG)와 함께 영국 전역의 학교에서 만 4세 유치원생부터 19세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까지 4단계의 금융, 신용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2년 재무부에 금융교육국을 신설하고 해마다 학교를 선정해 특별활동으로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학생들은 돼지저금통에 ‘저축, 소비, 기부, 투자’ 4항목으로 나누어 의사 결정 역량을 길러나간다. 일반 국민들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금융 교육은 금융에 대한 지식과 활용 능력이 또 다른 빈부격차를 가져온다는 위기의식 하에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100가지 신용 회복 정책보다, 신용 악화를 예방하는 제대로 된 신용교육 한 번이 더 중요하다.’ 유치원 시절부터 매년 교육부에서 금융교육이 이루어지고, 성인, 노년층에게까지 교육이 이루어지는 영국 사회의 금융교육연합회의 메시지다. 이미 20대의 전년 동기 대비 신용대출 증가율은 50%를 넘었고 30대의 경우 70%대에 이르렀다. '경제 지식이 높았다면 최근 발생한 금융 사건들을 막을 수 있었다'는 판단하에 유튜브 등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전문가도 생겼다. (정갑영 TV) 그러나 정보 이용 능력이 떨어지는 사각지대의 2030을 도우려면, 체계적이고 보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2030은 직장도 영원하지 않고, 수입도 일정하지 않고, 각종 프리랜서 근무가 일반적이라 여겨지는 시대에 던져진 세대다. 불안한 구조에서 2030이 미래를 '준비'하는 데 온 신경을 쏟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의 상황을 단번에 바꿀 수 없다면, 이들에게 '잠자코 있으라'는 쓴소리를 되풀이하기보다 '솟아날 구멍'을 만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