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고라] 현명하게 극복했고, 현재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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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고라] 현명하게 극복했고, 현재는 행복합니다
  • 유진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0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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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유진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6년 전,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나는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기분이었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내면이 요동쳤다.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은 나의 그런 모습을 자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문제점을 알기에 개선하고자 열심스럽게 노력했지만 나를 지배하는 ‘정신’을 바꾸기란 쉽지 않았다. 17살의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께 도움을 청하는 것이었다. “엄마, 나 정신과에서 진료받고 싶어.” 덤덤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이미 수도 없이 생각하고 진지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일까.

간절하게 벗어나고 싶었다. 감정의 주도권이 나에게 없다는 사실은 꽤나 괴로움을 주는 것이었다. 내가 뱉은 말에 대한 어머니의 대답은 제법 차분했다. 아무튼, 결론만 말하자면 어머니는 나에게 ‘정신과’가 아닌 ‘심리상담센터’를 추천해 주셨다. 나는 그때 심리상담센터라는 시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다 컸다면 컸다고 볼 수 있는 154cm나 되는 몸집에 엄마 손을 꼭 붙들고 센터에 들어섰다. 처음으로 나의 내면을 끄집어내 직시한다는 사실이 무서웠던 것 같다. 그러나 이내 따듯하고 편안한 분위기에 긴장이 풀렸고, 상담실로 향했다.

상담은 나에게 정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모순적이게도 당시의 기억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유일하게 기억나는 장면은 내가 상담실의 휴지 한 통을 몇 초에 한 번씩 뽑아 쓸 정도로 눈물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5평 남짓한 그 방 안에서 나는 무슨 이야기를 했던 것일까. 나를 온전히 내려놓고, 그동안 꾸기고 찢어서 없애버리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들을 쏟아냈던 것 같다.

부정해오던 감정들을 늘어뜨려놓고 상담가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을 약 1달간 지속했다. 놀랍게도 몇 년 동안 나를 괴롭게 했던 문제들이 한 달여 만에 전부 해결되었다.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고, 마음 한편에 숨겨놓은 덩어리조차 없다고 단언할 수 있었다. “엄마 나 이제 선생님이랑 그만 만나도 될 것 같아.” 이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나의 상담은 끝이 났고, 6년 후인 지금까지 같은 일로 괴로워할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지금도 주변에서 나와 비슷한 일로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심리상담센터를 추천한다. 최근에는 정신과에 대해 굉장히 개방적으로 시선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두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 대안으로 상담을 통해 호전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의 감정은 날씨와 같다는 말이 있다. 항상 맑을 수많은 없는 것이고 분명 장마철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정신심리 상담은 단지 대설경보가 내린 어느 날처럼, 혼자 힘으로 집 앞에 쌓인 눈덩이를 치우기 힘든 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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