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미래칼럼] 인권을 앞서버린 알 권리, 과연 진정한 권리일까
상태바
[청년과미래칼럼] 인권을 앞서버린 알 권리, 과연 진정한 권리일까
  • 장예빈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04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예빈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장예빈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특종, OO의 열애 단독입수, 주차장 데이트 포착!’, ‘OO, OO하다? 48시간 밀착 기록.’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본 적 있을 기사 제목들이다. 대중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매년 쏟아져 나오는 위와 같은 타이틀의 기사들은 그들이 의도한대로 많은 이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해 이슈가 된다. 자극적인 단어들이 배합된 이러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는 날이면 실시간 검색어는 전부 이와 관련한 키워드로 도배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하나의 취재라고 생각하며 관심을 가지지만, 또 다른 이들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론 유명인과 공인이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일반인과 달리 언론에서도 일상 노출이 잦기 때문에 사생활 적용 범위가 다른 직업군에 비해 현저히 좁다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공익목적 이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취재나 사전 동의에 의한 촬영이 아니라면, 그건 분명히 약속되지 않은 한 개인의 사생활 침해에 해당되며 엄연히 잘못된 행위이다. 지난 10월, 한 공인이 올린 사진이 불러일으킨 논란이 이에 대한 공론을 일게 했다. 자신의 SNS 계정에 개인 영역에 대한 촬영 제한 협조 내용이 담긴 공문을 각 언론사에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사생활 침해적인 취재가 지속된다는 글을 자택 앞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의 사진과 함께 올린 것이다. 이 게시 글에 대해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사진기자협회는 사과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고 한 시민단체는 언론탄압이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기자의 권리를 고려하지 않고 무단으로 촬영하여 공인인 본인의 SNS계정에 올린 것은 충분히 비판받을 만 한 행동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자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면, 해당 공인에 대한 침해 역시 이뤄져서는 안 된다. 알려진 이라고 해서 똑같은 인권이 삭제되는 건 아니다. 분명히 개인의 사생활이 있는 영역은 그 누구도 침해해서는 안 되고 누구든 그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공인과 유명인, 특히 연예인에 대한 권리 침해는 아직까지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매체에서는 올해를 제외한 매년 1월 1일마다 마치 연례행사처럼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불법 촬영한 사진이 담긴 열애설을 터트려왔다. 일부 사람들은 이를 두 인격체의 권리침해 사례가 아닌 새로운 가십거리 중 하나로 여길 뿐이었고, 해당 매체 역시 이러한 반응을 밑거름 삼아 이를 아예 자체적인 콘텐츠처럼 만들어버렸다. 이 매체의 이름을 검색하면 ‘열애설’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올해의 취재 대상은 누가 될지에 대한 타 언론사들의 추측성 기사까지도 쏟아져 나온다. 이렇게 여전히 유명인 또는 공인들의 사생활 관련 취재는 단순한 이슈거리로만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절대 오락성을 띈 이슈거리가 돼서는 안 된다. 이처럼 타인의 일상을 24시간 이상 쫓아다니며 몰래 촬영하는 것은 명백한 스토킹이자 사생활 침해에 해당하는 불법적인 행위이다. 인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진 만큼, 이러한 취재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헌법 제17조에 명시되어 있듯, 대한민국 국민인 이들 역시 본인들의 사생활을 보장받을 권리가 실재한다. 국민의 알 권리라는 명목으로 인간이라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권리를 침해한다면, 우선순위가 뒤바뀌었다. 단순한 호기심이 때로는 한 사람의 인생을 괴롭히는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물론, 동물 등의 모든 생물에 대한 권리까지 중요하게 인식되는 시대이다. 발전한 시대만큼, 더 이상 대중들이 황색언론에 속아 넘어가지 않고 제대로 된 기사를 소비하며, 취재진들은 유명인 혹은 공인이라는 공개적인 위치 이전에는 인권을 지닌 개인이라는 사실의 실존을 인지하고, 취재와 침해, 공식 석상과 비공식 생활권의 범위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부적절한 권리 침해 방식의 취재보다 정직한 취재, 올바른 언론정신이 이어지길 바라며, 돌아오는 1월 1일은 보다 이로운 소식으로 새해를 맞이하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