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평] 눈 오는 날 우리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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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평] 눈 오는 날 우리의 일상
  • 최다원
  • 승인 2021.01.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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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 작가, "눈 오는 날 내부 난방중" (디자인 = 김주현 작가)
▲ 김주현 작가, "눈 오는 날 내부 난방중" (디자인=김주현)

[한국청년신문] 최근 서울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 폭설이 내렸다. 새해를 맞이하고 내린 첫 눈이었다. 길거리에 쌓인 눈을 보고 신난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 가족들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면서 겨울을 즐겼다. 한편, 꽁꽁 얼어버린 도로에 교통이 마비되어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들, 눈이 지나치게 많이 쌓여 비닐하우스가 무너질까 걱정하는 농민들, 수도 및 보일러 배관이 얼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던 주민들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눈 오는 날에는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어릴 땐 눈 오는 날이 마냥 좋았다. 찬바람 때문에 코끝이 빨개지고 감기가 걸려도 눈이 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첫 눈 소식을 반기면서도 동시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전에는 빙판길을 걷다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그만이었는데, 지금은 넘어져서 생긴 상처들을 보면 그때 아팠던 기억이 떠올라 쓰라릴 뿐이다. 1행에 나와 있는 것처럼, ‘녹으면 그만인 부피’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얼음, 눈 모두 물의 다른 형태일 뿐인데 이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는 것이 어떻게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가 커갈수록 눈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양면성을 더욱 잘 느끼곤 한다.

▲최다원(시 쓰는 학생들)
▲최다원(시 쓰는 학생들)

이처럼 시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꽤 어둡고 무거워보인다. 작가는 이에 반전을 주기 위한 장치로 배경에는 비교적 밝고 낭만적인 이미지를 상징하는 눈사람을 삽입했다고 한다. 독자들이 시를 가볍게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의도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시를 읽는 사람들마다 해석을 달리 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러한 의도는 시의 제목에서도 매우 선명하게 드러난다. 극단적인 추위를 피해 난방이 잘 되어 있는 내부에 들어선 순간 느껴지는 아늑함, 편안함 덕분에 사람들은 바깥 상황을 인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시를 읽는 순간만큼은 부디 추위를 잊길 바라는 작가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졌다.

눈 오는 풍경, 직접 만든 눈사람 등을 사진 찍어서 SNS에 업로드하며 눈 오는 날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폭설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귀를 기울이는 태도도 필요하다. 또한 폭설로 피해를 입은 이들이 시를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며칠 전 빙판길에 운전이 어려운 자동차를 뒤에서 힘껏 밀어주던 시민들처럼, 당신들의 곁에도 힘이 들 땐 언제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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