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자의 눈] 아동 보호의 시작은 ‘신고’ 아닌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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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의 눈] 아동 보호의 시작은 ‘신고’ 아닌 ‘통보’
  • 이상재 청년기자
  • 승인 2021.02.0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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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재 청년기자
▲ 이상재 청년기자

[한국청년신문] 사람은 누구나 아이로 태어난다. 성인이 되기까지 성장하는 과정은 각자 다르지만, 유년 시절에 넘치는 사랑을 받는 것은 아이가 건강한 사람으로 자라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이가 사랑받기 어려운 환경인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최근 인천에서 한 아이가 친모에 의해 생명을 잃은 끔찍한 사건을 접한 탓이다. 지난해 11월 여수에서는 냉장고에 영아의 시신을 방치하는 믿기 어려운 일도 있었다. 두 사건의 아이들은 출생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사망증명서에 '무명'으로 기록되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르면, 출생 신고는 부모가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부모가 신고하지 않으면 아이는 세상에 없는 상태가 된다. 출생 미등록 아동은 건강보험을 포함한 각종 의료 혜택, 보육 지원, 의무교육을 받지 못한다. 못난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들이 법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죽어서도 세상에 아예 없었던 '유령 인간' 취급을 받게 되는 현실이 앞서 제시한 두 사건만큼이나 잔인하게 느껴졌다.

사건 이면에는 허술한 법 제도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부모에게는 과태료 5만 원이 부과될 뿐이고, 미등록 아동은 당연한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다양한 범죄의 온상에 노출되고 있다. 국가는 출생신고를 통해 신분이 증명되지 않은 미등록 아동에게는 안전한 울타리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출생 미등록 아동은 국내에 최소 5,000명에서 많게는 20,000명까지 추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여러 인권 단체에서 '출생통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출생통보제는 의료기관에 아동의 출생 사실을 국가에 통보할 의무를 부여해서, 아동의 출생 등록이 누락되지 않게 하는 제도이다. 그러면 친부모가 신고해야만 정부에서 출생 사실을 파악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정부에서는 2019년부터 출생통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는 않다. 국회에서도 이를 위해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법제개선위원회에서 권고한 방안이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법제위는 의료기관 측에 출생통보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국가기관이 직권으로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하는 방안을 도입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미등록 아동을 찾아서 권리 보호를 위해 움직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범죄는 순식간에 일어나지만, 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법제화는 항상 더디다. 뒤에서 밀어주는 조력자가 있다면 속도가 조금은 붙지 않을까.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그것이 아동 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정인이 사건을 통해 국민들의 아동 인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법안 발의 요구와 각종 청원이 쏟아져 나오고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분노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사건과 정인이 사건은 공통적으로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해당한다. 가슴 아픈 사건들이 일회적으로 소비되지 않도록, 명확한 출생 등록이 아동 인권 보호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했으면 한다. 등록되어야 보호도 원활해지니 말이다. 이러한 인식을 가진 어른이 부모가 될 때, 어른이 주는 사랑을 받으며 아이들이 온전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사회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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