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 사태, 무엇을 표명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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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탑 사태, 무엇을 표명하고 있는가?
  • 주영은 청년기자
  • 승인 2021.02.0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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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스탑 전경(사진제공=뉴스1)
▲ 게임스탑 전경(사진제공=뉴스1)

[한국청년신문=주영은 청년기자] 근 일주일간 일명 ‘게임스탑 사태’로 주식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게임스탑은 뉴욕 증시에 상장된 게임 소매업체로 지난해 한 행동주의 투자자가 이사회에 합류한 이후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함께 게임의 온라인 판매 비중의 증가가 가속화되는 시장 속 오프라인 게임 유통이라는 특성과 기업의 성장률, 물가 상승률 등의 주요 거시경제지표인 기업 펀더멘탈은 변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만 오르자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되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미리 빌려서 팔고 나중에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으로, 통틀어 전망이 좋은 기업은 아니라는 데에 공매도 세력의 좋은 타깃이 된 게임스탑을 유명 헤지펀드 멜빈 캐피털은 5천만 주를 공매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게임스탑의 주가 흐름이 이상한 것을 발견한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미국의 소셜 뉴스 초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에 집결했고 모인 개인투자자들은 시중에서 구매 가능한 주식의 수가 유한한 점을 이용해 주식을 사재기한 후 결집하여 팔지 않는 방식으로, 공매도한 세력이 다시 사야 하는 주식까지 말려버리며 게임스탑의 주가를 올려버렸다. 이에 공매도 세력은 예상해 주식을 빌렸던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주식을 되사야 했고 장기적으로는 숏 스퀴즈 사태에 빠져 큰 타격을 입은 것이 이번 게임스탑 사태의 큰 맥락이다.

개인투자자들과 거대 헤지펀드 기업들이 맞붙어 주식시장이 지진 급으로 널을 뛰었던 이번 사태는 자본주의 사회에 표방하는 바가 크다. 게임스탑 사태가 헤지펀드에 저항하는 일종의 운동성 성격을 띄기 시작한 이후, 증권사 어플인 로빈후드가 소유주인 헤지펀드의 압박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를 강제로 불가능하게 만들어 주가를 폭락시키려는 공개적 주가 조작을 일으켰고 이에 자유 시장의 경제 원칙을 무시하는 행태에 분노한 유저들과 언론, 나아가 정치권의 비난으로 인한 압박으로 매수가 불가능했던 제재는 해제되기도 했다. 증권사 로빈후드의 미국 13개 증권사가 개인투자자들의 매수를 막아선 순간부터 세계가 신뢰하던 자유경제와 경제의 절대 법칙이라 불리던 시장경제, 보이지 않는 손 등의 개념들은 허상과 다름없고 거대 기업의 움직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자본주의의 이면을 보여준 사건이다.

게임스탑은 미국의 웬만한 소도시에도 지점이 있을 정도로 매장을 많이 보유고 있으며 2000년도에 설립되어 현 밀레니얼 세대의 추억과 향수가 어린 업체로도 인식되는 게임 오프라인 유통 업체이다. 또한 2020년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2030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평균 연령이 높은, 미국 내의 게이머들과도 게임스탑이라는 거대한 콘솔 시장에 대한 애정으로 다양한 세대 층을 이루었다. 이들은 게임스탑이 비전 없는 사업으로, 가까운 시일 내 정리될 산업으로 낙인찍고 공매도를 벌인 주식 투자자들에 함께 분노하였다. 더불어 레딧의 주 이용 세대인 청년에서 중장년 층은 부동산 버블로부터 세계 경제 위기를 끌어낸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로 엄청난 수준의 가난을 체험하였고 지금까지도 이 여파 속에 살아오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월가 점령 시위가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혀 구조개혁에 실패해 기업체와 금융가의 비웃음을 견뎌야 했던 미국 시민들에게 비슷한 맥락으로 전개된 이번 게임스탑 공매도 사건은 금융위기를 일으킨 금융회사 등에 대한 분노를 더욱 가중시켰던 것이다.

이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 현지에서 The Wild Week(미친 1주일)로 불리고 있으며 이번 게임스탑 사태에 개인투자자들의 편에 섰던 기업인, 일론 머스크는 ‘극악한 자본시장은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라는 금융상품을 만들어 매매하게 했다. 자본주의 속성이 그렇다. 모든 물건을 상품화하고 거래시킨다’며 공매도 제도의 이면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자본주의 시장의 악점을 꼬집었다.

한국 또한 돌아오는 3월 15일 공매도 재개 여부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의 논란이 거세다. 그간 비정상적 공매도로 인한 주가 폭락을 겪었던 개인투자자들은 정보력, 자금력에 있어 차이가 심한 기관에 비해 공매도의 기회가 막혀있는 것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비판하였다. 물론 공매도가 이번에 부각된 사항만큼 단점만 있는 금융제도는 아니다. 주식시장의 유동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현재 회사 방향에 대해 객관적 입장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이점 또한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과 같이 공매도가 부당한 투자전략으로서 악용될 소지 또한 다분하다는 점에서 더 나아가 이를 가능케 하는 자본주의 시장에 기반한 황금만능주의 또한 살펴야 할 계기라는 분석이다.

한편, 게임스탑 사태에서 또 달리 살펴볼 수 있는 점은 ‘탈 중앙화’에 대한 움직임이다. 추상적일 수 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금융 시스템이 자유시장이 아닌 기관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로 인해 변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에 금융과 투자 시장이 분산화되어 있다는 인식이 강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태이다. 더불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로 초저금리 시대에 주식시장으로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은 그 이전의 주를 이루었던 기성세대와 어울리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오치기’와 ‘영끌’ 등 새로운 용어뿐 아니라 주식투자가 2030 세대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게임스탑 사태와 더불어 주식투자의 올바른 가치와 방향성을 제대로 정립하고 새로운 틀로써 주식을 바라보고 개혁해 나가는 것이 가치 투자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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