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평] 세상의 모든 취업준비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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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평] 세상의 모든 취업준비생에게
  • 최다원
  • 승인 2021.02.0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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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얼(이주영)작가
▲ 시리얼(이주영)작가 <면접>

[한국청년신문] ‘성실하고 오래 근무 가능하신 분’, ‘책임감 있으신 분’, ‘경력자 우대’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채용공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업 측의 ‘요구사항’이다. 작년, 일상에 갑작스레 들이닥친 코로나19의 여파는 취업시장에 여전히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시국이 이렇다 보니 취업이 늦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에게 애써 위로를 건네곤 했다. 하지만 이런 극악무도한 상황 속에서도 합격통보를 받고 새로 받은 사원증을 목에 걸고 출근하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쓰라릴 뿐이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혼신을 다해 준비했는데 왜 불합격이었을까? ‘귀하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당사의 한정된 채용규모로 인해 아쉽게 금번 채용에서는 저희와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라는 위로 문자를 받는 것도 이젠 지친다. 나이와 공백기만 점점 쌓여가는 탓에 조급하기만 할 뿐이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절반 정도가 ‘올해 취업 시장은 예전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 ‘올 상반기에 취업할 자신이 없다.’ 등의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오늘 함께할 시 ‘면접’에는 취업준비생들의 이러한 무거운 심정, 상황 등이 재치있게 표현되어 있다. 시의 작가 역시 이 시를 쓸 당시 취업준비생이었다고 한다. 면접을 준비하는 도중, 무거워진 마음의 짐을 덜어내기 위해 조금은 가볍게 시를 써보았다고 한다. 시를 읽으면서, 시의 화자가 면접관에게 자신을 뽑아달라며 애처롭게 소리치는 장면이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려졌다. 이처럼 작가의 모토는 심오하고 깊은 의미가 담긴 시를 쓰기 보단, 가볍지만 재밌고, 타인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편, 시에서는 ‘끝내주게’, ‘끝내주세요’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는 ‘합격’, ‘취업’, ‘수험생활의 마지막’이라는 의미와 ‘아주 좋고 굉장하다’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 역시 작가가 실제로 면접스터디를 하면서 스터디원에게 ‘말을 끝내주게 잘하네!’ 라는 말을 들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표현이다. 즉, ‘끝내주게’, ‘끝내주세요’라는 표현은 각각 ‘일을 끝내주게 잘 할 자신이 있다.’와 ‘취업준비에 매달리는 삶을 부디 끝내달라, 이만하면 합격시켜 달라’로 해석이 가능하다.

▲최다원(시 쓰는 학생들)
▲최다원(시 쓰는 학생들)

누군가는 높은 경쟁률을 한 번에 뚫고 취업을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수많은 고시 및 취업 낙방에 여전히 장수생으로 살아가기도 한다. 따라서 ‘취업’에 관한 말을 하고 글을 쓰려면, 이들의 아픔을 세심히 보듬어 줄 수 있는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자칫하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재작년에 열심히 준비한 회사에 ‘최종불합격’ 통보를 받은 쓰라린 경험이 있다고 한다. 여간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보상이 올 거라 믿었는데도 결과는 그렇지 못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껴보았다고 한다. 이는 다른 취업준비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고작 시험지 한 장, 이력서 한 장 때문에 일희일비해야 하는 현실은 참으로 각박하다. 하지만 잘 한 게 없다고 해서 잘 못한 것은 결코 아니다. 기쁘지 않다고 해서 슬퍼야만 하는 것이 아니듯, 안된다고 해서 스스로에게 열심히 하지 않았냐며 자책하지 않길 바란다. 오늘도 정말 수고했다고, 고생한 자신을 위한 한마디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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