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평] 애매해서 아름다운 상관관계를 위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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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평] 애매해서 아름다운 상관관계를 위한 시
  • 이은식
  • 승인 2021.02.10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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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하고 헷갈리는 무언가로 인해 문학이 아름다운 것이다.
▲'여행자의 시' 최현호 작가 (디자인=이은식)

[한국청년신문] 살아가면서 상관관계에 관해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사건에 대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알아도 사건 발생의 방향성을 잡지 못하여 끝없는 딜레마에 빠져 본적이 한번은 있을 것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등의 상관관계에 관한 답은 고대 그리스 때부터 현대 사회인문학자들은 아직도 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이런 상관관계에 관한 애매모호한 속성이 문학이라는 학문을 빚어낸 것은 아닐까? 아니면 옛날 옛적 사람들의 고대 문학적 감성으로 인하여 상관관계에 관한 의문까지 도래한 것은 아닐까? 벌써부터 서두를 마저 풀기도 전에 또 하나의 상관관계에 봉착하였다. 여기까지 따라왔다면 이제 『여행일기』라는 이 작품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단계를 모두 거친 것이다. 이 작품 자체를 감상하기 보다는 상관관계와 이 시에 대한 또 다른 복잡하고 애매모호해서 아름다운 또다른 상관관계를 감상했으면 한다.

이 작품에서 큰 문단은 4개가 있다. 유형은 계절 속성으로 2가지 그리고 그 사건을 확장시킨 사건 2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다.

먼저 첫번째 문단은 1년만 지나면 봄은 계속 몇번이고, 다시 오는 사계의 속성을 통하여 상관관계의 확장을 암시한다. 2번째 행은 사계의 속성이긴 하지만, 사계의 속성이 벚꽃이라는 식물에서 생동감 있고 역동적인 철새라는 동물로 대상을 확장시켜서 사계의 상관관계가 좀더 읽는이로 하여금 좀더 섬세하고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 매 행의 마지막 3번째 문장의 “다시 ~기 때문입니다.”라는 형태의 반복적인 구절로 사건의 확장이 발생하기 전에 집중도와 몰입도를 가중시키는 작가의 기법이 돋보이는 1, 2행 이였다.

세번째 행은 대상이 동물에서 사람의 인간관계 중 하나인 “사랑”의 상관관계이다. 작별이 있어야 만남이 있다. 새로이 만나는 사람 또한 만남이 있어서 후에 작별이 있다는 부분이다. 이 상관관계는 인간인지라 더욱이 공감가는 부분이다. 드라마나 소설에도 자주 있는 “만남”과 “이별”에 대한 상관관계로서 끝없는 꼬리의 꼬리를 물고 계속 반복되는 관계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감상을 하다 보면 2번째 줄의 “대신”이라는 단어가 “다시”라는 뜻의 단어로 계속 부각이 되는 효과가 있다. “자리”와 “빈자리”라는 단어에 작가가 숨겨놓은 상관관계에 집중해보자.

아직까지는 제목의 내용과 3행까지 내용은 관계가 지어지지 않았다. 이번 네번째 행에서는 드디어 제목의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시적 사상을 공개하기 직전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 할 수 있었다. 1, 2, 3행의 내용을 이 시의 화자가 “그래서 나는 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본인에게 대입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은식(시 쓰는 학생들)
▲이은식(시 쓰는 학생들)

이 시의 하이라이트인 부분이자 작가가 최종적으로 당도한 상관관계에 관한 딜레마가 무엇인가, 여행을 끝나는 자와 시작하는 사람사이의 상관관계다. 왜 하필이면 “여행”인지에 대해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는 1행의 벚꽃이던, 2행의 철새이던, 3행의 사람이던 사건이 일어나면서 다양한 상관관계를 경험하는 과정자체가 여행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렇다. 작가는 우리가 살면서 일어나는 모든 상관관계를 엮어서 “여행”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제목의 “여행자”는 바로 그 복잡미묘해서 아름다운 상관관계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읽는이”였던 것이다. 복잡미묘해서 아름다워서 “후회없는”이라는 단어와 “안녕”이라는 최종 인사말이 강렬한 여운을 남기면서 시가 마무리된다.

상관관계에 관하여 일일이 생각하면서 분석하려고 하면 할수록 힘들고 무슨 경험을 할 때마다 사색이 많아진다. 그러니 “여행자”로서 우리는 그저 사건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된다. 그저 아프로 여행이 끝나면 그제서 여행을 출발하는 자에게는 “안녕”이라는 인사를, 다시 다른 여행을 출발 할 때 먼저 여행이 끝난 자에게는 “안녕”이라는 인사를 넌지시 해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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