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보건의료칼럼] 더러운 똥이 치료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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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보건의료칼럼] 더러운 똥이 치료제가 된다?
  • 김은혜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2.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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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의 변을 이식하는 '대변세균총이식, FMT'
▲김은혜 보건의료통합봉사회 칼럼니스트
▲김은혜 보건의료통합봉사회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보통 똥을 생각하면 ‘더럽다, 냄새난다’등의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놀랍게도, 몇 년 전부터 우리가 더럽다고 여겨온 똥을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연구가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또한 현재 의료계에서는 인분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고 있다. 어떻게 똥이 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

똥이 치료제로 쓰이게 된 배경은 ‘마이크로바이옴’에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을 합친 단어로, 몸 안에 있는 미생물과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 곳곳에 분포되어 있지만, 95%가 장에 살고 있어 장내 미생물로 불리기도 한다.
 연구를 통해 대부분의 질환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마이크로바이옴은 질병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장은 신체 전체 마이크로바이옴의 95%가 거주하고 있고 많은 신경세포가 분포되어 있어 제2의 뇌로 불리며, 장 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소화기 질환뿐 만 아니라 노화, 비만, 우울증, 아토피, 알츠하이머, 당뇨, 고혈압, 암 등의 많은 질환이 모두 장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렇듯 장의 건강은 매우 중요하지만, 식생활의 서구화,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항생제의 부작용 등으로 건강하지 못한 장 환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현대인의 건강한 장 환경을 만들기 위한 여러 시도들이 활발히 진행 중인데, 그중 하나가 ‘대변세균총이식(FMT, Fecal Microbiota Transplant)’이다.

FMT는 건강한 기증자에게 받은 대변을 정제 처리 후 환자의 대장에 주입하여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회복시키는 치료이다. 건강 기증자의 대변 속 다양한 균을 고농도로 주입하여 환자의 장내 균형을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치명적 장염을 일으키는 C.diff 감염 환자에게 효과가 입증되어 치료법으로 인정된 이후,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인하대병원 등에서 대변 이식을 시행 중이다. 인분을 연구하고 기증받아 보관하는 대변은행도 설립되어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FMT는 단순히 장 질환뿐만 아니라 암, 호흡기 질환, 심장 질환 등 다양한 질환으로의 적용을 위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를 통해 치료법이 개발된다면 많은 질환을 똥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변 이식술을 넘어 치료제로의 개발로 나아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더럽고 쓸모없는 배설물이라 여겨지던 똥이 치료제가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국내에선 미국에 비하여 연구나 치료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지만, 국내에서도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여 FMT 기술이 상용화되고, 그로 인해 건강을 얻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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