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평] "직접경험"에 수렴하는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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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시평] "직접경험"에 수렴하는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
  • 이은식
  • 승인 2021.02.2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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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최현호 (디자인=이은식)

[한국청년신문] 우리는 책을 읽는다.

책의 페이지 하나하나를 넘길 때마다 종이가 거칠게 사락사락 부딪히는 소리에 나를 맡기고 읽는다. 무엇에 집중을 하는 것인가, 책의 글쓴이가 경험하거나 느끼고 깨닫는 것들을 단순히 받아들이기 위해서 그러는 것인가? 그러기엔 글쓴이와 읽는 우리의 지금 처한 상황과 그로 인해 느끼는 감정이 같은가? 당연히 그런 확률은 매우 드물다. 그 당시에 상황과 감정 깨달을 점들을 느껴보고 싶거나 필요해서 읽기에 책을 읽는 거실 지도 모른다. 작가나 글쓴이의 직접경험은 독자들이 작품을 읽어봄으로써 간접경험으로 환원되어 받아들여지는 것이 독서의 기본구조이다.

그렇다, 오감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느낀 것이 아니기에 어디까지나 “간접”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최대한 “직접경험”에 수렴하게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일까? 답은 바로 이 작품에 들어 있다. 다 읽어보고 나면 충분히 “직접경험”에 가까운 독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첫 번째 문단을 읽어보면 화자는 잠이 오지 않아서 책을 한권 읽게 된다. 그러다가 “문득 네 생각이 나 이렇게 펜을 들었다.”라는 구절에서 “네 생각”이라는 매개체가 화자가 글을 쓰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책”때문에 “책”을 쓰게 되는 역설적인 표현이 매우 인상적이다.

두 번째 문단에서 어째서 책으로 인하여 “네 생각”이라는 감정을 느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되기 시작한다. 책의 많은 글 속에서 “너”를 그리는 말이 하나 없다는 표현은 어떤 말일까? 단순히 책 속에 단어나 문장중에서 “너”와 매칭되는 단어가 있어서는 아닐 것이다. 있어도 그보다 더 “너”에 대한 화자의 감정이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귀하고 값진 좋은 감정이여서 그렇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캐치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아직 아무것도 안 적혀 있고 어떤 구절이 될지 모르는 여백에 화자가 직접 “너”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나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모서리 빈 여백”이라는 마지막 단어도 쓸쓸하고 외로운 화자의 감정과 비슷한 속성을 통한 작가의 센스 또한 돋보인다.

세 번째 문단에서도 화자가 “너”에 대한 감정을 하얀종이에 정리하기 시작하는 책을 쓰는 과정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큰 대상(햐얀 종이)과 작은 대상(조그마한 글씨)의 비교 상반되는 표현으로 화자가 “너”에 대한 감정이 얼마나 크고 헤아릴 수 없는지 효과적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걱 또한 알 수 있겠다.

▲이은식(시 쓰는 학생들)
▲이은식(시 쓰는 학생들)

마지막 문단에서는 화자의 책이 어떻게 써졌는지 요약해주는 세가지 단어(이 밤, 이 책 ,이 여백)로 한번 더 직접적으로 확인시켜주면서 마무리 된다. 세가지 단어 중에 “이 책”이라는 단어는 중성적인 속성의 단어여서 그런지 나머지 두 단어인 “이 밤”, ”이 여백”의 외롭고 차가운 속성에 물들여서 여운 또한 남기게 해준다.

이제는 알 수 있다.

책을 읽을 때에는 단순히 책내용만 보기 보다는 화자의 상황과 감정이 어떠 했을 지 시나리오를 예상하면서 읽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비록 그 상황을 온전히 재연할 수는 없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의식하고 좀더 빠질 수만 있다면 같은 대가를 지불하고 책을 산 것에 비해 좀더 “직접경험”에 가까운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 혹시 책을 쓰게 된다면 이 글을 다시보면 더 확실히 이해 될 것 이다. 읽는이와 쓰는이 둘 입장을 고려하게 된다면 우리는 이제 앞으로 책을 읽거나 쓸 때 이미 아마추어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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