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Tim Marshall)- 2.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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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Tim Marshall)- 2.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
  • 정경채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3.2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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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채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 정경채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하리라” 과거부터 현재까지 세계에 많은 패권국이 있었지만, 바다를 장악한 국가는 더욱 강력했다. 로마, 대영제국, 미국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들은 자국의 근해뿐만 아니라 대양마저도 집어삼키며 엄청난 국가로 성장했다. 반면에, 바다를 장악하지 못한 국가들은 큰 영토와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 패권국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현재, 절대 패권국으로 평가받는 미국은 동서에 태평양과 대서양이라는 거대한 대양을 끼고 있다. 이는 국가 운영에 있어서 매우 유리하다. 우선, 미국의 주변국을 살펴보자. 미국의 북쪽에는 캐나다, 남쪽에는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이 있다. 이 국가들이 미국을 침공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캐나다는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으며, 미국을 침공하려면 수많은 빙하와 호수를 지나야 한다. 위쪽이 빙하와 호수였다면, 아래쪽의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사막이 걸림돌이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는 ‘모하비 사막’ 등이 천연 장벽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더군다나, 트럼프 장벽이 세워지면서 이들의 미국 침공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이렇게 육지를 모두 장악한 미국에 위협이 되는 것은 바다뿐이었다. 미국은 이 바다마저도 몇 번의 전쟁과 협상을 통해 얻어냈다. 태평양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대륙을 서로 연결하는 바다이다. 그리고 대서양은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바다이다. 따라서 이 대양을 장악하면, 세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도 이 중요성을 알기에 서둘러 대양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1898년 미국은 스페인에 전쟁을 선포했고, 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그 결과, 괌·하와이·필리핀·쿠바 등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게 되었다. 드디어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태평양과 대서양의 패권을 손에 넣은 것이다. 게다가 2차 세계 대전 도중, 영국과의 협상으로 세계의 해군 기지들을 얻으면서 미국은 더욱 강력한 해상 국가로 발돋움했다.

반면에, 바다를 장악하지 못한 국가는 패권국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 대표적인 국가가 러시아이다. 러시아는 광활한 영토를 가지고 있다. 표준시간대는 11개에 이르며, 면적은 17,098,250㎢로 대한민국의 약 170배에 이르는 크기이다. 그러나 이런 영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미국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그 이유도 역시 ‘바다’에 있다. 세계지도에서 러시아의 위치를 보면, 바다를 장악하기 어려운 위치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우선, 러시아가 태평양에 진입하려면 대한민국과 일본의 바다를 지나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태평양 진출을 대한민국과 일본이 곱게 볼 리가 없다. 게다가, 대한민국과 일본은 미국의 우방국으로 러시아를 견제하는 미국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는 중국과 손을 잡았다. 이 두 국가는 지난 2015년 지중해에서 합동 군사 훈련까지 진행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국가도 결국 태평양을 두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 바다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대서양이다. 러시아는 유럽의 바다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것이 직접적으로 표출된 사건이 바로 ‘크림반도’ 사태이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남쪽에 흑해로 돌출된 반도로, 이곳은 겨울에도 평균 기온이 4℃ 이상으로 유지되는 비교적 온화한 지역이다. 러시아가 이곳을 합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러시아의 항구는 거의 일년내내 얼어붙어 정상적인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기온이 온화한 블라디보스토크의 항구도 1년의 1/3은 얼어붙는다. 반면에,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는 ‘부동항’이다. 더불어, 흑해를 통해 유럽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래서 러시아는 2014년 3월에 크림반도에서 시행된 국민 투표를 근거로 이곳을 러시아의 영토로 병합했다. 유럽과 미국 등의 국가가 러시아를 비난하며 불법 합병으로 규정했지만, 러시아는 이곳을 내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또한 최근에는 북극 항로가 개척되자 쇄빙선을 앞세워 이곳을 장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바다에 단점이 있는 국가는 최근 미국과 함께 G2 국가로 떠오른 중국이다. 중국은 몇 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며 미국의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다. 중국은 14억의 인구와 영토의 이점을 이용해 세계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의 영토에 대해 저자는 “중국의 국경은 효과적인 방어와 교역을 가능케 한다.”라고 언급한다. 북쪽은 사막과 만리장성이, 남쪽은 열대우림이 중국으로의 길목을 방어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중국도 바다가 문제였다. 중국은 자국의 영토에 비해 가지고 있는 바다의 범위가 넓지 않다. 삼면은 육지로 막혀 있고, 그나마 있는 서해는 대한민국과 분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도 넓은 바다로의 진출을 넘보고 있다. 동·남중국해와 중남미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작년 6월, 중국은 자신들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기존의 동중국해에서 남중국해까지 포함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2010년 중국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동중국해에 ADIZ 도입을 밝히고, 3년 후 실제 적용한 사례와 유사하다. 이러한 중국의 행보는 분쟁 지역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영유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이다. 또한 중남미 지역에는 운하를 건설해 대서양과 태평양에 위세를 떨치려 하고 있다. 중국 기업인 HKND는 2014년 니카라과 정부로부터 운하의 건설권과 50년 운영권을 양도받아 건설을 시작했다. 이 운하의 건설이 완료되면, HKND는 통행료 수입과 더불어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의 언론사인 가디언은 “운하가 완공되면 세계 무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선박들의 항해 경로에 대한 미국의 지배권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바라봤다. 이처럼 중국은 과거 러시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듯이, 세계 바다 곳곳에 자신의 흔적을 새기며 미국의 흔적을 지우려 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바다’를 중심으로 3곳의 권역들을 살펴봤다. 자국의 근해뿐만 아니라 세계의 대양마저 장악한 미국은 글로벌 무역, 군사, 안보 등에 막강한 힘을 유지하며 절대 패권국의 위엄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강력한 영토와 군사력을 기반으로 세계의 절대 패권국을 꿈꿨던 러시아는 북극의 빙하에 얼어붙은 항구와 한·일에 가로막힌 태평양 때문에 바다를 장악하지 못했고, 미국이 패권국의 지위를 얻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한편, 러시아가 밀린 자리에 중국이 등장했다. 중국은 많은 노동력과 자본을 투입하며 미국의 허점이 있는 곳을 파고들고 있다. 이에 더해, 일부 바다에서는 미국과 전면적인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 해양 경쟁에서 두 국가가 공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과거 수많은 경쟁국을 물리치며 자리를 지켰던 미국이든,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이든 한 국가만이 바다를 손에 넣을 것이다. 그리고 그 국가가 ‘패권국’으로 불릴 것이 분명하다. 이렇듯 세계의 패권은 늘 바다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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