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아고라] 우리는 왜 한결같은 마음가짐을 갖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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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아고라] 우리는 왜 한결같은 마음가짐을 갖지 못할까?
  • 유지수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3.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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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지수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 유지수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지난 겨울 유독 눈이 많이 왔고 한파도 자주 찾아왔다. 1월 중순 어느 날, 소낙눈이 마구잡이로 쏟아졌고 거센 눈발이 계속되는 동안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사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역 광장에 찾아간 한 기자의 기사가 SNS를 통해 이슈가 됐다. 광장 한켠에서 두 남자가 뭔가를 주고받는 모습이 사진기자의 카메라 앵글 속에 잡혔고 자세히 보니 깔끔한 차림의 한 남자가 본인이 입고 있던 방한 점퍼를 벗어 노숙인에게 입혀주고 있었다. 그러고는 이내 주머니 속 장갑과 5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노숙인에게 건네는 따스한 장면으로 이어졌다. 5분도 안 되는 짧은 순간에 마치 뭉클한 클립 영상 한 편이 연출되었고 강한 바람과 세차게 내리던 소낙눈으로 인해 날씨는 말도 못하게 추웠지만 많은 이들의 마음에 모닥불을 지펴주었다. 필자는 기사를 보자마자 감동적인 순간을 직접 목도한 기자분이 진심으로 부러웠고 앞으로 몇 년동안 눈을 마주할 때마다 해당 기사가 회자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에 400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이렇게 보이지 않는 따뜻한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살만한 세상이고 감동적인 장면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어 울컥했으며 힘을 내서 열심히 살아보자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필자는 해당 기사와 오랜만에 순기능을 제대로 하는 듯한 수많은 댓글을 읽고 문득 오늘날의 대중들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값이 계속해서 상승하는 반면, 취업률은 매년 최저치를 찍고 이로 인해 청년들의 결혼률과 출산률 또한 바닥을 찍고 자살율은 상승한다는 내용의 기사만 읽어봐도 '헬조선이다.','탈조선이 정답이다.','죽지못해 산다.','N포 세대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라는 댓글이 수두룩하다. 또한 하나의 예시를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다. 한 유명인사가 본인이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제품을 SNS 게시글에 과장해서 설명해놓은 일이 화제가 됐고, 대중들은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가족의 욕을 남발하거나 주제에서 벗어난 외모 지적을 하며 선을 넘는다. 알고 보니 해당 유명인사의 잘못이 아닌 마케팅팀에서 잘못된 정보를 실수로 전달하는 바람에 생겼던 해프닝임이 밝혀지자 대중의 반응은 손바닥을 뒤집는 듯이 전환된다. 물론 기사의 분위기에 따라 댓글의 온도가 달라지는게 당연하고 필자 또한 일관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이런 궁금증을 가지는 것 자체가 모순임을 자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왜 대중들은 쉽게 동요되고 잊어버리기도 하며 사그라드는 걸까?‘라는 궁금중은 계속해서 머리 속에 떠다녔다. 필자뿐만 아니라 '선댓글 후감상'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수많은 대중은 영상이나 기사를 보기 전에 댓글의 반응을 먼저 보는 것이 습관이 됐고, 어느 순간 본인 생각의 기준이 타인 또는 다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듯하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80% 이상의 가구가 종이신문을 구독해서 읽는 것이 당연시되었고 따라서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학생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 대중들이 인터넷 기사를 읽는 것이 활성화되고 의견을 공유하는 댓글 또한 활발하게 작성되어 읽히기 마련이다.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을 베스트 댓글이라고 하는데, 어떤 사람이더라도 베스트 댓글에 작성된 내용과 본인의 생각 또는 의견이 다른 경우 ’내가 틀린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라는 상념을 가지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시작으로 점점 기사를 읽어보기 전에 댓글을 먼저 읽고 기사의 본문을 읽는 방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기사를 읽어도 보기 전에 자신도 모르게 편견이 스며든 관점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중립적이지 않은 시각으로 기사를 읽으니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의견 공유가 댓글 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방향의 가치관을 지향하며 삶을 영위하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인 또는 다수의 의견이 다를지라도 갈대처럼 흔들리거나 눈치보지 않고 당당하게 본인 또는 소수의 의견을 피력할 줄 알아야 성숙함 한 스푼이 마음가짐에 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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