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아고라]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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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아고라]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곳
  • 유진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02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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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 유진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23년 전, 자궁 속에서 보호받던 나를 떠올려본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그 당시의 기억은 단 한 조각도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그때의 나를 느끼고, 나와 교감하고, 나와 연결되어 있던 사람이 있다. 바로 어머니이다. 어머니께서는 나를 품은 9달 동안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어머니는 임신한 상황에서도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셨다. 당신은 그 일을 좋아했고,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즐거워했다. 임신 중에도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는 것을 처음 듣고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섰다. 혹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신체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컸다. 그렇지만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는 어머니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받은 긍정적인 영향이 더 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가 유치원에 있다 보니 나는 언니, 오빠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하셨다. 아마 순수한 유치원생들의 질문들과 웃음소리에 나 역시 함께 웃고 있지 않았을까. 또한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시간에는 나도 같이 듣고, 재롱잔치를 볼 때에는 나도 신이 나서 춤을 췄을 것이다.

나는 태어나서도 동화책을 매우 좋아했고 특히나 이솝우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5번도 넘게 읽은 것 같다. 실제로 태교의 종류 중 ‘동화 태교’도 있다고 하니, 이때부터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놀지 않았을까 싶다.

태아 시절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것은 클래식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께서는 나를 품은 동안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그 덕분인지, 건반을 누르면 무슨 음인지 맞출 정도로 피아노를 사랑하는 아이로 자랐다.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 게 태아 시절부터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 당시 뱃속에서 나는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취하는 어머니와 함께 안정감을 느꼈고 정신적 상태를 공유했을 것이다. 매일 동요를 부르고 율동을 하며, 미술활동을 했던 엄마의 행동들은 모두 나에게 도움이 되고 긍정적인 감각자극으로 다가왔다.

태아의 뇌 발달은 감각들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신경조직의 발달은 90%가량이 청각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엄마의 목소리를 통해 애착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나의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태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어머니의 배를 발로 차지 않는 것? 태동을 많이 보여주는 것? 내가 내린 결론은 그저 건강하게만 잘 자라는 것이다. 그것이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며, 가능한 최고의 선물이다. 그 시절 내가 받은 관심과 애정, 그리고 정성은 양분이 되어 태내기를 아무 탈 없이 보내게 해주었다. 당시의 내가 건강하게만 자란 것이 나에게도 부모님에게도 너무 큰 감사이고 행운이다.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나를 보호해 준 어머니,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옆에서 잘 보듬어주고 사랑해 주신 아버지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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