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고라] 상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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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고라] 상실의 시대
  • 신성원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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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원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 신성원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대학에서 전공 과목을 듣고 있다 문득 교수님의 말씀이 비수를 꽂았다. “대부분의 기업경영인 친구들은 낙관적이고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없다고 한탄한다. 쓸 사람이 없단다. 여러분들이 그 사람이 된다면 성공할 수 있다.” 그냥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어른의 충고’였음에도 오늘은 그저 잔잔하게 넘길 수 없었다. 교수님께 되묻고 싶어졌다. 왜 그런 젊은이들이 없을까요? 왜 옛날에 낙관적이고 열정적인, 무엇이든 할 수 있던 젊은이들이 지금은 없는 것일까요?

우리의 할아버지 세대, 아버지의 윗세대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세대이다. 아무것도 없는 작은 영토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대한민국을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세계가 감탄한 일이었다. 그 기적을 이뤄낸 것은 한국의 많은 영웅들이었다. 현대, 삼성 등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의 창시자들은 비참했던 그 당시의 대한민국에 위대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버지 세대는 위대한 영웅들의 위대한 자산들을 물려받아 그 의지를 이었고, 가난을 뿌리뽑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 지금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들이 일궈놓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 젊은이는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스스로 그 질문에 답을 내렸다. 우리는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 세대는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것을 가시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매년이 다르게 증가하는 GDP 성장률, 일자리 증가는 그들을 낙관적으로 만들었다. 대학만 나온다면 일자리에 대한 걱정은 없었고 일자리를 구하고 난 뒤에는 엄청난 임금상승률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어느정도 사회의 기성세대가 되었을 즈음 그들은 서울에 집을 마련했다. 이후에는 임금상승률보다 높은 지가상승이 이어졌고, 쉽게 부를 생산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내용을 전부는 경험하지 못했을지라도 분명한 것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기회의 장이 있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성장과 그들의 성장을 함께했으며, 기회가 있는 세상에 살았다. 물론 그들 어린시절의 가난과 그들의 노고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가난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성장시킨 원동력이었던 그들은 칭송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밝다 못해 무르익었었다.

그러나 우리는 상실의 시대를 살아간다. 그들이 베어버리고 간 논 위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듯한 모습이다. 대한민국의 성장률은 거의 0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오히려 하락의 흐름을 보이기도 한다. 한 번 꺾어진 성장률은 쉽게 반등하지 못한 채 우리를 괴롭힌다. 일자리 감소는 가속화되고 IS와 IT에 의한 대체는 격화되고 있다. 일자리는 극한 노동이 필요한 3D 업종이나 많은 투입을 요하는 전문직(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으로 양극화되고 있으며 그 중간에 위치하던 보통의 직업은 AI에 대체되고 있다. 물질적으로는 매우 풍요로운 사회에 살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매우 피폐한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들과는 살아가는 환경이 다른 것이다. 밝은 미래에 낙관과 열정으로 대부분의 것들이 해결되던 시대는 막이 내렸다. 우리는 앞선 언급한 위대한 경영자들의 정신과 비법을 각종 전공 서적과 자기개발서를 통해 배운다. 그러나 그들이 될 수 없는 환경에 서있다. 어른들은 한국의 청년에게 이들과 같은 사람이 되라고 호통친다. 어떻게 할 것인가. 2021년에 그들과 같은 영웅을 바라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 아닐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나아간다. 한국의 미래를 밝힐 영웅은 되지 못하더라도 한 가족의 작은 영웅은 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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