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고라] 언어 습관으로 들여다본 한국 사회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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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고라] 언어 습관으로 들여다본 한국 사회의 특징
  • 박민서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19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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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서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박민서 한국청년신문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한 사회 구성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의 습관을 보면 그 사회의 특징이나 속성을 대강 파악할 수 있다. 언어는 사회와 필연적인 연관이 있으며, 사람 간의 상호작용으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체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사회적 분위기를 비교적 빠르게 감지하고 수용하는 젊은 층의 대화 습관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최근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젊은 층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 습관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특히, 대화를 나누다 보면 완곡한 의사 표현이 상당히 눈에 띈다. 대표적인 완곡한 표현에는 ‘-같다가 있을 것이다. ‘-같다의 경우 조심스러운 추측을 나타낼 때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 느낌이나 감정을 이야기할 때에도 자주 사용된다. , ‘오늘은 날씨가 더워서 얇은 옷을 입어야 할 것 같다.’처럼 자신의 예상과 추측을 표현할 때에도 사용되지만, ‘영화를 보고 조금 슬펐던 것 같다.’ 혹은 선물을 받아서 기뻤던 것 같다.’처럼 주관적인 감정을 이야기할 때도 쓰인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완곡한 표현에는 약간’, ‘혹시’, ‘솔직히등이 있다. 무언가를 설명하거나 표현할 때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가게 될 때, 그 앞에 약간이나 조금과 같은 부사를 곁들여서 더 조심성 있게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실례가 될 수 있는 조심스러운 질문 앞에는 혹시, 주관적인 의견 앞에는 솔직히를 덧붙여 더 정중한 느낌을 주고자 한다. 개인적인 의견의 완곡한 표현을 위해서는 개인적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이러한 표현들은 혹시라도 자신의 의견 피력이나 질문이 상대에게 실례가 될 수 있다는 과도한 조심스러움 때문에 나온 말버릇이라고 생각한다.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 보이게 하지 않기 위해 이러한 조심스럽고 완곡한 표현을 쓰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표현하고, 이른바 마이웨이하는 사람들을 나댄다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우리 사회에서 어쩌면 흔히 쓰이는 것이 당연한 말버릇일 수 있다. 이것으로 보아 아직 한국 사회는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것보다 집단 속의 화합과 어울림을 중시하거나, 자신의 주관보다 남에게 보이는 모습을 중시하는 경향이 남아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특히 서비스직에서 자주 사용되는 언어 습관도 있다. 예를 들어, 카페나 음식점에 가면 음료 나오셨습니다라는 잘못된 언어 표현이 많이 사용된다. , ‘-할게요대신 ‘-하실게요라는 표현을 빈번히 사용하기도 한다. 앞서 설명한 완곡한 의사 표현이 자신의 주장을 강력히 표현하는 것에 반감을 갖는 우리 사회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이러한 언어 습관은 서비스직에게 과도한 친절함이 강요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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