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독서모임② 책 A1; One am who i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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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독서모임② 책 A1; One am who i am
  • 배은정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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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친 취향' 독서모임사진 (사진=배은정 칼럼니스트)
▲'치우친 취향' 독서모임사진 (사진=배은정 칼럼니스트)

[한국청년신문] 혼자를 위한 문예지를 표방하는 <A1;one>(매거진얼론)은 '혼자' 일 수 밖에 없는 '나'에 주목하여, 수많은 '나'들의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독립문예지 입니다. 세번째 결과물 <Alone am who i am>은 '취향'을 중심으로 '나'를 설명하고 변주합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스스로 있는 자" <I AM WHO I AM>라는 문구를 변형하여 3호 타이틀을 결정했습니다. 완전하고 고유한 '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처음에 이 책을 같이 읽자고 했을 때 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 다만 이 책의 주제가 ‘취향’이라는 것만 알아서, 각자가 가진 취미의 세계, 좋아하는 지점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건가 궁금했는데, 읽기 시작하니 소설이구나 싶었다. 읽으면서 몽롱했다.

헬스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다루던 장면에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귀뚜라미와의 대치에서 그냥 벌레를 수건으로 휙 치워버리거나 다른 자리에 앉아버렸을 것이다. 소설이나 글의 시작은 사소한 것을 발견하고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아주 사소한 개미를 관찰하는 것에서도 소설은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소박한 사물에서 깊은 통찰을 끌어내는 시들을 보면 감탄이 인다. 마음속에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는 어려운 문장으로 우리를 이해시키며 마음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공감 되므로 마음을 울린다.

글을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고민되는 지점이 생긴다.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경계에서 어떤 글은 논란이 되기도 한다. 취향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독서 모임을 하는 구성원들의 취향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취향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들어간다면 책의 취향, 향의 취향, 옷의 취향 등이 있다. 책을 읽을 때도 표지의 취향이 있고 문체의 취향이 있고, 책 질감의 취향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바싹 메마른 듯 버석거리는 문장으로 쓰인 글을 좋아한다. 어제 지인과 좋아하는 계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겨울에 메마른 가지를 보면서 쓸쓸하면서도 그 쓸쓸한 겨울만의 고독이 좋았다. 그런데 봄이 되니 또 봄의 싱그러운 초록과 나 좀 보라며 활짝 피어 반기는 색색의 꽃들이 아름답고 반갑다.

책을 읽은 감상은 모두 나와 같았던가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저 내가 했던 말들만 머릿속에 맴돈다. 몽롱했던 글들과 모호했던 감상들. 와인 한잔과 함께하는 독서 나눔의 시간은 달콤쌉싸르한 와인의 맛과도 비슷했다. 술은 사람을 내려놓게 만든다. 와인과 함께 안락한 공간에서 책에 둘러싸여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단 마음이 든다. 처음에 책 모임을 신청할 때는 토요일 저녁이라서 망설여졌다. 귀찮거나 피곤해지는 일은 싫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모임을 마치고 나면  따뜻한 기운을 안고 집으로 돌아간다.

배부른데도 와인 몇 잔을 들이켜며 딸기를 안주 삼아 먹었다. 딸기의 붉은 색감과 어우러진 화이트 와인이 책 나눔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책을 읽을수록 기억에 남는 문장들과 문체들이 또렷할 때도 있고 낯선 타인처럼 내 곁을 지나가는 책들도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책을 읽으며 조명을 낮추고 술 한잔 기울이며 살고 싶다. 읽는 사람으로서의 삶이 언제까지나 지속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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